(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방한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이 줄어들면서 그 자리를 동남아시아·무슬림 관광객들이 채우고 있다.

그러나 기도실이나 식당이 부족해 무슬림들이 한국을 불편 없이 관광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21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무슬림 관광객은 총 98만5천858명으로 전년(74만861명)보다 33% 늘었다.

전체 방한 관광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5.3%, 2015년 5.6%, 2016년 5.7%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무슬림 관광객은 매년 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기도실이나 식당은 부족하다.

국내 무슬림 기도실은 총 78곳이다. 그러나 대부분 대학교·병원이거나 전국에 흩어져있는 소규모 이슬람 성원으로, 관광객들이 접근하기에는 어렵다.

관광공사는 78곳 중 주요 관광지 11곳, 인천·제주공항 등 2곳, 한국 이슬람교 중앙회에서 관리하는 15개 등 28곳 정도가 관광객용 기도시설로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경쟁국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일본의 경우 동남아 무슬림 관광객 유치를 위해 최근 공항과 쇼핑시설을 중심으로 기도실을 적극적으로 설치 중이다. 일본의 무슬림 관광정보 사이트와 일본관광공사에 따르면 전국 공항 11곳, 대형 쇼핑시설 14개를 포함해 57개 시설에서 무슬림들이 기도할 수 있다.

대만은 동남아와의 교류를 강조하면서 관광안내센터에 기도실을 설치했다. 자연 관광지에 있는 18개 관광안내센터를 포함, 공항·기차역 등에 기도실이 마련돼있다.

무슬림은 율법에 따라 돼지고기와 술 등을 먹지 못하며, 율법에 따라 처리·가공된 '할랄'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한국 음식에는 돼지고기가 자주 사용되며, 국내 식당에서 유통되는 육류의 대부분이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축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슬림 관광객들은 국내에서 식당 선택에 큰 제약이 발생한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하루에 5번 메카를 향해 기도하는 것은 무슬림에게 중요한 의무로, 관광지의 기도실 유무가 무슬림에게는 큰 차이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며 "국내 많은 식당에서 주류를 판매하고 있다는 점도 무슬림이 불편하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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