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미루는 중국의 젊은 미혼 여성들 

중국선 혼인증·허가 필요 
냉동 시술 위해 외국행 ↑

 상하이에서 속옷 디자이너로 일하는 러러(35)는 그동안 일본을 여러 차례 갔다 왔지만 지난 3월은 특별했다. 여행이나 쇼핑이 목적이 아니라 난자 냉동 시술을 받기 위해서였다. 러러는 "일년 이상 숙고했다"면서 "난자가 최상의 상태일 때 동결해 보관하고 원할 때 아기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2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해외에서 난자 냉동 시술을 받는 중국 여성들이 크게 늘고 있다.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난자 냉동 시술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난자 냉동을 원하는 중국 여성들은 해외로 나가야 한다. 중국에서 시술을 받기 위해서는 혼인증을 제출하거나 공식 허가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요가 많다 보니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인 씨트립에는 관련 상품이 등장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술받을 수 있는 7일짜리 상품은 최소 15만 위안(약 2560만원)에 팔리고 있다. 시술 패키지를 파는 의료업체들도 성업 중이다. 베이징 지사를 5년째 운영 중인 미국계 리프로덕티브 파트너스 메디컬그룹은 매달 평균 35명의 중국 여성을 캘리포니아 병원으로 보내 시술을 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2015년 유명 여배우이자 감독인 쉐징레이가 미국에서 난자를 냉동했다고 고백하면서 논란이 있었다. 당시 관영 CCTV는 "중국 정부가 시술 과정의 위험성과 가족계획 정책 이유로 미혼 여성들의 난자 냉동을 금지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하지만 자궁암 판정을 받고 지난해 미국에서 난자 냉동을 했던 티나 리(25)는 "내 몸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내게 있어야 한다"면서 "정부가 내 난자를 냉동할지 말지를 규정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불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