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측 "법적 쟁의행위…정치적 행동은 사측이"

(서울=연합뉴스) 현영복 오수진 기자 = MBC 노조 소속 기자와 아나운서, PD 등이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거부에 돌입한 가운데 MBC 사측이 28일 이를 정치권력과 노조의 방송 장악 행위로 규정하며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MBC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께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자료를 내고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공영방송 MBC의 파업은 정권의 방송 장악 의도에서 출발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MBC는 문 대통령이 대선 경선 후보 당시 "언론 적폐 청산을 해야 하고, MBC가 심하게 무너졌다"고 발언한 사실 등을 거론하면서 "헌법과 방송법에 명시된 언론의 자유와 방송의 독립을 무시하는 MBC 장악 작전은 전방위로 펼쳐졌다"고 지적했다.

MBC는 또 문 대통령이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공영방송사 사장으로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소신 없는 사람을 뽑는 게 도움이 되겠느냐"고 말한 점 등을 들어 "그동안 정치권력과 언론노조의 일련의 발언과 행동이 '입맛에 맞는 공영방송사 사장'임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MBC는 "정치권력과 언론노조는 MBC 장악 행위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며 "MBC는 정치권력과 언론노조에 의연히 맞서 방송의 독립을 지켜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관계자는 "현재 400여명이 합법적 제작거부에 들어가 있고, 법 절차에 준해서 파업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오히려 정파적 음모가 있거나 정치적 목적으로 행동을 취해오고 입장을 낸 것은 사측"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언론노조 MBC본부는 24일부터 29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에서 파업이 가결되면 MBC노조는 2012년 이후 5년 만에 파업을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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