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 우려에 지난주부터 유가·가스가격 상승조짐
12년전 카트리나 때도 유가 4~6% 상승 전력 있어

 12년 만에 미국을 강타한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가 유가와 가스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26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하비가 상륙한 텍사스 연안의 석유·가스 시설들이 일시적으로 폐쇄됐다. 최소 3곳의 정유소와 2곳의 화학 공장은 하비가 상륙하기 전에 이미 문을 닫았다. 이후 하비가 근접함에 따라 엑손모빌, 쉘 등 대형 기업들을 포함해 거의 대부분의 석유·화학 업체들이 생산을 멈추고 직원들을 대피시켰다. 

 멕시코만 연안 지역에는 30여개의 정유업체 설비공장이 있다. 이 곳에선 하루 평균 700만배럴 이상의 원유가 정제되는데, 미 전체의 24%,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미 당국은 텍사스에 밀집한 정제시설 중 85%가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가 및 가스 가격 상승 조짐은 하비가 상륙하기 전부터 나타났다. 지난 24일 멕시코만 연안에서 생산되는 가솔린은 1.74달러까지 상승했다.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이틀 전보다 무려 23센트 가량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가솔린 가격은 5센트 올랐다.  

 25일 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0월물은 전날보다 0.93%(0.44달러) 상승한 47.87달러에 마감했다. 

 유가와 가솔린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05년 미 역사상 최악의 피해를 낸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에도 멕시코만 인근의 정유업체 설비시설이 폐쇄돼 유가가 4~6% 오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