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암킬러'세포로 암세포만 죽이는 획기적인 백혈병 유전자 치료제 첫 승인

[뉴스인뉴스]

 체내 세포 꺼내 암파괴 유전자 심어 재주입하는'킴리아'치료
 청소년 환자 63명 임상 실험 석달내 83%에서 암세포 사라져
"사상 첫 항암 유전자 치료제 허가, 의료 혁신의 새로운 이정표"

암 치료 역사에 '유전자 치료 시대'가 열렸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30일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의 백혈병 유전자 치료제 킴리아(Kymriah)에 대해 (판매) 허가를 결정했다"며 "처음으로 항암 유전자 치료제를 허가한 역사적인 조치"라고 발표했다.

 킴리아는 기존 30% 미만이던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 완치 실패 환자들의 생존율을 80%로 끌어올린 새 치료법이다.

 FDA의 스콧 고틀립은 "우리는 환자 본인의 세포를 이용해 암을 공격하는 이 기술로 의료 혁신의 새로운 영역에 발을 내딛고 있다"고 밝혔다. FDA는 ALL을 앓고 있으면서 기존 치료법이 듣지 않거나 치료가 된 후 병이 재발한 25세 이하 환자에 대해 킴리아를 치료제로 승인했다.

 노바티스 측은 현재 이 치료법에 대한 사용 허가를 받은 병원은 미 전역에 걸쳐 20개에 달하며 연내에 병원 수를 32개로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5개 병원은 5일 이내 킴리아를 암 치료에 사용할 계획이다. 미국 뉴욕 슬론케터링 암센터의 케빈 커랜 박사는 "현재 우리 병원은 킴리아 사용 인증 절차를 거의 마쳤으며, 곧 환자들에게 사용할 것"이라며 "이 치료법은 엄청난 패러다임의 변화다. (환자들에게) 많은 희망을 가져다준다"고 설명했다.

 노바티스가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진과 공동 개발한 유전자 치료법 킴리아는 환자로부터 면역 세포인 T세포를 채취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뒤 환자에게 다시 주입하는 치료법으로, 환자의 면역체계를 치료에 이용하는 '면역치료(immunotherapy)'의 일종이다.

 유전자가 변형돼 투입된 T세포는 암세포만을 정확하게 포착해 파괴하기 때문에 '암 암살자'라고도 불린다. 기존의 화학 요법이나 방사선 치료와 달리 한자의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지 않고, 한번 주입된 T세포가 오랫동안 체내에 남아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노바티스가 ALL에 걸린 뒤 기존 치료법이 듣지 않았거나 병이 재발한 청소년 환자 63명을 대상으로 이 치료법을 임상 실험한 결과 3개월 안에 환자 83%에서 암세포가 사라지는 효과를 나타냈다. 12개월 뒤에도 전체 생존률이 80%로 높았다. 기존 치료법으로 완치에 실패한 백혈병 환자의 생존률은 통상 30% 미만이다.

 특히 지난 2012년 6세의 나이로 백혈병에 걸려 목숨이 위태로웠던 미국의 에밀리 화이트헤드(위 영상)는 필라델피아 아동병원에서 최초로 킴리아를 시술받고 12살이 된 현재까지 5년 이상 생존해 의료계의 주목을 받았다. 

 노바티스는 '킴리아' 치료법의 적응증 범위를 넓혀 또 다른 형태의 혈액암인 비호지킨 림프종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연내 FDA에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세계 제약업계는 킴리아 허가를 계기로 항암 유전자 치료제들이 속속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바이오 기업 카이트파마는 백혈병과 쌍벽을 이루는 혈액암인 림프종을 목표로 T세포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했다. 이르면 11월쯤 FDA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내 美 30개 병원 사용 허가
면역 체계 부작용과 너무 비싼 47만불 치료비 관건

  전문가들은 시술 과정에서 유전자가 변형된 T세포에 환자의 면역 체계가 과잉 반응을 나타내는 부작용인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를 요하고 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 분비돼 고열, 근육통, 저혈압 등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현상이다.  

 또 한 가지 문제는 가격이다. 킴리아를 이용한 ALL 치료비는 1회 투여 당 47만5000달러로 책정됐다. 

 이에대해 노바티스 측은 치료 후 한달 이내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치료비를 청구하지 않고 의료보험이 없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는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등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