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법정 통역 서비스 '엉망'…한인 여성 2명 통역 의뢰 거절당해 당국에 고발

[뉴스포커스]

전체 통역사 2천명 한국어 구사자 단 70명 태부족
예산 부족 탓…자격시험도 너무 깐깐 합격률 10%

 
 한인 여성들이 캘리포니아 법정에서 한국어 통역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며 당국에 고발하면서 캘리포니아 주 법원의 열악한 통역 서비스가 도마위에 올랐다.

 LA타임스는 5일 한인 여성 두 명이 LA 수피리어 법원에 법정 통역사가 필요하다고 의뢰했지만 거절당해 신고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캘리포니아 주 법원의 법정 통역사들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보도했다. 한인 여성 두 명 중 한 명은 성폭행 피해자로 성폭행범의 접근금지 명령을 위한 재판에서 한국어 통역사의 도움을 받지 못했으며 또 다른 한인 여성은 자녀 양육권과 부양 재판에서 한국어 통역사를 법원에 요구했지만 거절 당했다. 이들 두 사건은 모둔 현재 연방 수사당국이 조사하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 주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최소 220개. 캘리포니아 주민 중 44%가 가정에서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사용할 뿐 아니라 7백만의 주민이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법정 통역사 수는 2천여 명. 한국어를 구사하는 통역사는 70여 명에 불과하다. 주 법원에서 처리되는 재판 수는 8백여 만 건으로 법정 통역사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이중언어를 구사할 정도로 잘 훈련된 법정 통역사를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캘리포이나 법원에서 한국어 통역사를 포함해 영어 이외에 타 언어를 구사하는 통역사가 턱없이 부족한 이유는 뭘까. 바로 예산 부족이다.

 주 정부의 예산 삭감에 따른 인력 감축은 통역사 부족 현상뿐 아니라 법정 폐쇄 현상으로 이어져 각종 소송이나 재판이 지연되는 사례가 급증할 정도다.

 특히 통역사가 부족한 언어로 한국어, 스페인어, 베트남어 등 11개 언어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필요 언어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신문은 전했다.

 통역사가 되기 쉽지 않은 구조도 부족 현상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통역사가 되기 위해서 캘리포니아 주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데 자격시험 합격율이 10%에 불과하다. 여기에  영어 구사력뿐 아니라 통역 언어 구사력 역시 필요 조건다. 언어 이해력은 물론 문화 이해력과 법률 용어 등에 익숙한 통역사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평균 연봉이 최고 7만7000 달러 육박하지만 대부분 통역사가 파트타임이라 안정적인 직업이 아닌 것도 통역사 부족 현상에 한몫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