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 KFC 등 대표적 유명 요식업 브랜드 줄줄이 몰락…"외식 시장 급변 못따라가 고전"

[뉴스포커스]

  집단 장염 논란 맥도날드도 매각설에 흔들
"신메뉴 개발 등 토종 업체들 성장세에 밀려"

 
  미국 브랜드 프랜차이즈들이 줄줄이 한국서 몰락하고 있다. 

 1985년 이태원 1호점을 오픈한 뒤 1991년 한국 법인을 설립하면서 한국 피자 시장을 이끌었던 한국피자헛이 결국 매각되면서 한국 시장을 포기했다. 올해 초에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인 KFC 역시 매각됐다. 여기에 최근 '햄버거병'논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맥도날드는 전략적 제휴와 조인트 벤처 등 다양한 형태를 고려해 문을 열어둔 상태지만 매각설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그야말로 미국 프랜차이즈들에겐 한국이 무덤인 셈이다.

 지난달 31일 한국 피자헛은 미국 염(Yum!) 브랜드가 보유한 한국피자헛 지분 100%를 오차드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한때 한국 외식시장을 석권했던 한국피자헛이지만 30년 만에 염은 손을 들고 한국을 떠난 것이다. 이유는 수익 악화다.

 한국피자헛은 한때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지만 2014년에는 1142억원을 달성하면서 3위로 주저 앉았다. 영업이익은 2013년부터 적자로 돌아섰고, 지난해 영업손실은 200억원을 넘었다.

 한국피자헛의 몰락에는 가맹점에 대한 갑질 논란도 한몫했다. 한국피자헛은 구매ㆍ마케팅ㆍ품질관리 지원 비용이라며 계약에도 없는 소위 '어드민피(Administration Fee)'를 가맹점에 부과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명령을 받았다. 피자헛은 이에 불복, 소송을 냈지만 결국 행정처분이란 판결에 망신만 당하면서 한국 소비자들이 등을 돌렸다. 

 피자헛 뿐만 아니다. 올해 초에는 KFC도 매각됐다. KFC는 2014년 CVC캐피탈에 인수됐지만, 실적 부진 등을 거치면서 올 2월 KG그룹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KFC는 지난해 매출 1770억 원을 거두며 2015년보다 소폭 성장했지만 영업손실 123억 원, 순손실 190억 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햄버거를 먹고 집단 장염에 걸렸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햄버거병' 논란에 휩싸인 맥도날드도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장기화될 경우 피자헛이나 KFC와 같이 매각 수순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에 앞서 1992년 한국에 들어온 패밀리레스토랑 T.G.I. 프라이데이스는 2009년 롯데리아에 매각된 사례가 있다. 아예 자취를 감춘 패밀리레스토랑도 있다. 1995년 한국 시장에 론칭한 베니건스는 2013년까지 전국 21개 매장을 운영했지만 결국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완전 철수했다.

 이처럼 미국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한국에서 고전하는 것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시장 환경의 변화를 꼽는다. 외식 시장 자체가 성숙기에 들어서면서 과거에 누렸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업체들이 신메뉴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나서는 등 성장세를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시장 특성상 발 빠르게 대응하지 않을 경우 아무리 미국 브랜드라도 도태될 위험에 놓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