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한국 대기업 해외 인수·합병' 주역 부각…글로벌 법률 지식 풍부, 영어 능통 장점

[이슈진단]

과거 영어 번역·자문 역할 등에서 탈바꿈
M&A 핵심 축으로 확대, 향후 전망 밝아

 한국내 법무법인(로펌) 소속의 미국 변호사들이 글로벌 인수·합병(M&A) 업계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의 대기업들이 해외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크로스 보더 딜(Cross Border Deal)'이라 불리는 글로벌 M&A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14일 매일경제에 따르면 법무법인 '광장'의 강기욱 뉴욕 및 뉴저지주 변호사는 "미국 변호사의 장점은 글로벌 M&A 판례와 상관습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영어에 능하다는 점"이라며 "최근 미국 변호사들은 이 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외국기업과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한국의 법과 판례를 영어로 번역·자문하는 데 한정됐던 미국 변호사들의 영역이 M&A를 주도하는 핵심 축으로 확대됐다는 얘기다. 강 변호사가 자문을 맡았던 국제 거래는 △CJ대한통운의 인도 다슬로지스틱스 지분 인수 △LG하우시스의 슬로바키아 자동차부품 업체 c2i 인수 △삼성SDI의 오스트리아 차량용 배터리팩 회사 마그나슈타이어 인수 △삼성전자의 미국 공조 전문 유통기업 콰이어트사이드 인수 등이다. 

 법무법인 '세종'의 류명현 뉴욕주 변호사는 "국적이 다른 기업 간 이해관계가 복잡할수록 미국 변호사 역할이 중요해진다"고 전했다. 미국 알루미늄 기업인 노벨리스와 일본 고베제강의 합작사인 '울산알루미늄주식회사' 설립이 대표 사례다. 

 류 변호사는 "합작사 설립의 등장인물은 미국 노벨리스와 일본 고베제강 본사, 그리고 노벨리스 한국법인"이라며 "3개국의 이해관계와 사법 관할이 복잡하게 얽힌 딜인 만큼 미국 변호사들의 조정 능력이 진가를 발휘했다"설명했다. 

 그는 "국가마다 서로 다른 M&A 관행과 법을 조율하는 게 핵심 업무"라며 "M&A라는 공통의 '언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기에 예상보다 합작사 설립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범준 '김앤장' 뉴욕주 변호사는 최근 M&A 트렌드로 '기술취득'을 꼽았다. 한국 대기업들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해외 업체를 선호한다는 얘기다. 김 변호사는 최근 두산중공업을 자문해 미국 가스터빈 서비스 업체 ACT 인수를 성공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