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성근이 이명박 정권 당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것과 관련해 후배 김민선(김규리)을 언급했다. 

문성근은 18일 오전 10시 43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서울중앙지검)에 출석, 취재진에 "블랙리스트 명단을 보니 최대 피해자는 김민선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날 문성근은 "영화 감독은 투자를 받지 못하면 저예산 독립영화를 만들면 된다. 가수나 개그맨은 (방송에 출연하지 못하면) 콘서트나 공연을 하면 된다. 하지만 배우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우는 20~30대에 역량을 강화하고 40대까지 버티고 활동하면 그다음에는 저절로 굴러간다. 그리고 50대까지 활동하면 대체 불가능한 배우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김민선은 자신이 역량을 발전시키고 활동할 시기에 집중적으로 배제당하고, 불이익을 받았다. 이미 시간은 흘러갔고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 불이익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문성근은 김민선과 직접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피해 상황을 증언하는 것도 두려워하더라. 국정원이 공작해 그를 공격했던 논조가 아직도 남아, 공작은 빠져도 네티즌들은 여전히 공격적이다. 두렵고 힘들어 나올 생각을 못하더라. 피해 여성을 격려해주시고 악성 댓글을 그만둬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국정원 개혁 위원회가 이명박 정부가 작성한 '문화연예계 핵심 종북세력 명단'이라고 밝힌 자료에는 배우와 영화감독, 작가, 개그맨, 가수 등 총 82명의 이름이 언급돼 있다. 공연 연출가였던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이름도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블랙리스트는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에 따라 만들어졌고, 당시 김주성 기조실장 주도로 '좌파 연예인 대응 TF'까지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 비판 연예인이 MBC와 KBS 등 출연하지 못하도록 퇴출을 유도했으며, 해당 연예인 기획사 세무조사 진행까지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큰 파장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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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