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연구진 인공지능'알고리즘'개발… MRI 영상으로 뇌의 변화 감지

[이슈진단]

"노인성 치매 등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줄 것"


인공지능(AI)이 알츠하이머병의 증세가 나타나기 최대 10년 전에 이 병을 미리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쌓이면서 생기는 뇌질환으로 노인성 치매의 주요 원인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마리아나 라 로카 이탈리아 바리대 교수 연구진은 미국 코넬대의 논문 공개 사이트(arXiv)에 "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찍은 영상에서 뇌 구조 변화를 감지해 알츠하이머병 발병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 환자 38명과 건강한 사람 29명의 뇌 MRI 영상을 AI에 입력했다. AI는 영상을 잘게 잘라 각각의 연결 부위가 사람마다 어떻게 다른지 분석했다. 이후 AI에 148명의 MRI 영상을 주자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86% 정확도로 가려냈다.

 특히 AI는 MRI 영상을 보고 경도 인지 장애 환자도 84% 정확도로 구분해냈다. 경도 인지 장애는 노화로 인한 인지 능력 저하와 치매의 중간 단계로 대부분 2년 반 이후부터 10년 안에 알츠하이머병으로 발전한다. 말하자면 AI가 치매 증세가 나타나기 10년 전에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해낸 셈이다.

 신문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한국뇌연구원 최영식 박사는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는 약을 개발해도 초기 단계의 환자를 찾기가 어려워 시험할 수 없었다"면서 "AI가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해 정확도가 높아지면 임상시험 대상자를 쉽게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미 10년 전부터 USC에 알츠하이머병 뇌 영상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연구로 쓴 MRI 데이터도 이곳에서 나왔다. 지난달 캐나다 맥길대 연구진은 AI로 뇌 영상에 나타난 혈류량을 분석해 알츠하이머병을 2년 전에 진단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