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 디자이너 그레이스 문

베벌리힐스 등 서 활동하다 한인 최초'2018 뉴욕 패션위크'데뷔
"꿈을 갖고 여행하는 인생 여정…'다름 속의 하나'표현하고 싶어"
초현대 감각의'한국인의 아름다움·절제미·스토리' 美패션계 호평
내달 15일 퍼시픽 디자인 센터에서 열리는 LA 패션위크 참가 주목

-美 패션지'리처드 매거진'-
"그녀의 컬렉션에는 화합이 있다. 
한국의 전통 한복 의상에서 영감을 받았고 
화려한 동시에 통일되고 부드러웠으며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뉴욕 패션위크에 참석한 그레이스 문 디자이너.  

베벌리힐스와 할리우드에서 활동해온 디자이너 그레이스 문(Grace Moon)이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2018 S/S 뉴욕 패션위크에서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레이스 문은 파리·밀라노·런던과 함께 세계 4대 컬렉션으로 손꼽히는 뉴욕 패션위크에서 한복의 끈과 아름다운 색감 및 텍스처에서 영감을 받은 S/S 컬렉션을 선보였다. 내달 LA 패션위크를 통해 또 한번 베일을 벗을 그녀의 컬렉션과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Q. 만나게 돼 영광이다. 그레이스 문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A. 영국에서 의류학을 전공하고 21살에 미국에 왔다. 'Guess''Foreign Exchange''Papaya'등 패션 브랜드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이브닝 드레스가 전문 분야다. 주류사회 패션 브랜드에서 일해오다가 3년 전 'JM 디자인 컨설팅'회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50살이 되던 해에 꿈과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됐다. 은퇴나 노후를 준비할 것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그레이스 문을 제대로 보여주고, 롤모델로서 한국계 미국인들에게 희망, 기회,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펼치고 싶은 꿈이었다.

Q. 그리고 첫 번째 꿈을 이뤘다. 뉴욕 패션위크 무대에서 컬렉션을 선보인 최초의 한국계 미국인이 됐다.
A. 미국에 살지만 내 뿌리는 한국에 있다. 한국의 아름다움과 파워를 보여주고 싶었다. 한복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한복의 고운 색감과 동정, 고름, 데님, 당위 등 끈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 여기서 끈은 우리 한국인들의 정과도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한복의 끈을 통해 섬세하면서도 유려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다. 

Q. S/S 컬렉션에 대해 더 소개해달라.
A.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인생은 꿈을 가지고 여행하는 여정이고, 우리 모두는 각기 다르지만 결국에는 하나이며 연결된 존재들임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한복 모티프 의상 제작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한복 명장인 김예진 선생님이 큰 도움을 주셨다. 항아리 같은 치마 실루엣부터 저고리, 오방색, 실크, 고름 등 한복이 가지는 상징적인 요소들을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이번 컬렉션에선 웨어러블하게 표현한 10벌의 한복 모티프 의상과 10벌의 이브닝 드레스를 선보였다.

섬세한 주름 장식으로 우아함을 더하는 퍼플 드레스 (왼쪽 위), 2016~2017 미스코리아들이 그레이스 문 런웨이에 올라 한국의 미를 뽐냈다 (오른쪽 위), 고유의 한복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2018 S/S 그레이스 문 컬렉션 (아래)

 Q. 패션위크 후 '리처드 매거진'(Richard Magazine)은 그레이스 문의 컬렉션을 이렇게 평가했다. "세계는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레이스 문의 컬렉션에는 화합이 있었다. 한국에 뿌리를 둔 그레이스 문은 전통 한복 의상에서 영감을 받았고, 그녀의 컬렉션은 화려한 동시에 통일되고 부드러웠으며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하게 인상적이었다."
A. 세 가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한국인의 아름다움, 절제미, 그리고 이야기였다. 12분 12초 간의 무대가 정말 찰나처럼 지나갔다. 쇼가 끝난 후 런웨이에 올라 인사를 전하는데, 7~8백명의 관중들이 박수갈채를 보내주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Q. 무대를 빛내준 손길들이 많다. 한인들의 화합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A. 한국에서 온 2016~2017 미스코리아들이 입고 런웨이를 걸었다. 모델들이 든 가방은 각 의상에 맞춰 디자인된 진우(Jin Woo)의 작품이다. 모델들의 헤어와 메이크업은 힐스 뷰티(Hills Beauty) 팀에서 맡아주었다. 한인 팀으로서는 최초의 시도였는데, 컬렉션 관계자들을 놀라게 할만큼 훌륭했다. 그리고 한국 재즈계의 대모 윤희정 선생님과 따님인 수연 양이 라이브로 무대를 가득 채워주었다. 첫 시도이다보니 아쉬운 점도 있긴했지만 한인 팀의 성공적인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선보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밖에도 김예진 한복, Celly Moon 화장품, Sintex 원단, Hills Beauty Club, Armor de Helen 주얼리, GTC 경기도 원단, 레삐(Repit), 네일스네일 등이 이번 뉴욕 패션위크에 함께 했다.  

 Q. 그레이스 문 S/S 컬렉션을 LA에서 또 한번 선보일 계획이라고 들었다.
A. 내달 15일(일) 퍼시픽 디자인 센터에서 열리는 LA 패션위크에 참석한다. 재능 있는 한인 디자이너, 아티스트, 모델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기회가 없다. LA에서 선보이는 이번 무대가 한인 2세, 3세들이 꿈을 펼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 공식협찬사가 있어야 더 좋은 무대를 선보일 수 있는만큼 어느 때보다 한인들의 성원과 협찬이 절실하다.

Q. 그레이스 문의 최총 꿈은 무엇인가.
A. 한인 2세와 3세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도구로 쓰임받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그레이스 문이라는 브랜드 네임을 더욱 널리 알리고 싶다.

런웨이 피날레 인사를 전하고 있는 재즈 보컬리스트 윤희정과 그레이스 문 디자이너, 김수연(왼쪽부터).

▣그레이스 문 LA 패션쇼

▶일시 : 10월 15일
▶장소 : 퍼시픽 디자인 센터(8687 Melrose Ave LA 90069)
▶문의 : (818)919-1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