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입항, 대북 무력시위에 대한 '묵인 메시지'분석, 

[뉴스진단]

 트럼프 대통령 방중 앞두고 美中'북핵 협력기조' 
"동해 북방한계선 북쪽 공해상 무력시위 가능성"

 이달 15일경 동해 북방한계선(NLL) 인근까지 북상해 한국 해군과 고강도 연합훈련을 벌일 미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사진, CVN-76·10만2000t)이 2일 오전 홍콩에 기항했다. 한미 연합훈련을 강하게 반대해 온 중국의 이번 조치는 강력한 대북 압박 메시지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콩에 4, 5일간 머문 뒤 동해로 향할 예정인 레이건함 전단은 지난달 말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죽음의 백조)가 NLL을 넘어 대북 무력시위를 벌인 데 이어 NLL 주변 해역의 북한과 가장 가까운 지역까지 북상해 대북 공격훈련을 벌일 예정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군 간부들이 홍콩에 정박 중인 레이건함을 방문해 미군 측과 회동할 예정이다.

 미 해군 7함대 소속인 레이건함은 일본 요코스카에 배치된 제5항모강습단의 기함(旗艦·지휘관이 타는 배)이다.

 중국은 한반도 인근에서 진행돼 온 한미 연합훈련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북한의 안보 우려를 자극하며 미국이 북핵 위기를 이용해 동북아 지역에서 군사 패권을 추구한다고 비판해 왔다. 이런 중국이 NLL 근처까지 북상할 것으로 알려진 핵추진 항공모함의 홍콩 기항을 허용한 것은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를 알리는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18일) 전후 북한의 도발 우려가 나온 상황에서 한미의 대북 무력시위에 대한 ‘묵인’으로 읽힌다.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미중 간 '북핵 협력 기조'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 항모의 홍콩 기항은 2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미중 간 긴장이 높았던 지난해 4월에는 미 항모 '존 스테니스'의 홍콩 입항 요청을 거부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로널드 레이건함의 홍콩 정박을 허용한다고 발표하면서 "한반도 갈등과 관련된 모든 당사자는 자제력을 발휘해서 갈등을 키우거나 도발하는 행위를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