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 좌절의 충격파가 상당하다.

미국은 10일 열린 트리니다드 토바고와의 에선 최종전에서 1-2로 패해 승점 12로 북중미 지역 예선 5위로 밀려나 1990년 이탈리아 대회부터 이어오던 본선 진출이 32년 만에 중단됐다.

무승부만 거둬도 플레이오프를 통해 월드컵 본선 진출이 가능했지만 5위가 되는 바람에 4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티켓마저 온두라스(승점 13점)에게 내줬다.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미국 축구 애도의 날"(ESPN), "미국 축구 역사상 가장 어두운 암흑의 날"(CBS)이라며 미국 축구의 월드컵 본선 좌절 뉴스를 전했다.

미국 대표팀의 브루스 어리나 감독도 "실망스러운 결과에 대해 변명하기 힘들다. 책임은 내가 질 것"이라면서 사퇴의사를 밝혔다. 

미국 축구의 월드컵 진출 좌절은 MLS(메이저리그 사커)를 통해 서서히 인기를 끌고 있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급한 쪽은 바로 FOX 스포츠다. FOX 스포츠는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중계권을 구입하는데 4억2500만 달러를 투입했다. 당연히 미국이 본선에 나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투자한 것이다. 이에 더해 이미 미국 최대 통신사, 글로벌 자동차 회사 등과 후원 계약을 체결했고, 또 월드컵 기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 2층짜리 스튜디오를 지어 350시간 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까지 세워놓았다.

FOX 스포츠는 "전날 월드컵 예선 결과는 본사의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축제에 대한 열정을 변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예정대로 중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이 없는 월드컵을 미국에서 얼마나 많이 시청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미국뿐 아니라 FIFA(국제축구연맹)와 월드컵을 주최하는 러시아에도 비상이 걸렸다. 세계적인 기업의 대부분이 미국에 있는 만큼 미국의 본선 진출 좌절은 이들로부터 후원을 받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