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2117 장수무대'우수상 실버레이크 양로보건센터
한인 손주희·필리핀계 아델라이다 트랜스 할머니
"연습 열정 언어 극복…친구도 얻고,건강도 챙기고"

 "잘했어." "굿잡."

 지난 14일 본보 주최로 열린 '2117 장수무대 큰 잔치'에서 부채춤 공연을 마치고 대기실에 들어온 실버레이크 양로보건센터(원장 김태경) 소속의 한인 할머니들와 필리핀 할머니들은 서로를 격려했다. 

 그 중에서 손주희(76) 할머니와 아델라이다 트랜스(80) 할머니는 유난히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두 할머니들이 어떻게 부채춤을 함께 배우게 된 걸까.

 두 할머니들의 우정은 LA한인축제 기간 중 열리는 '장수무대'에 양로보건센터가 참여를 결정하고 부채춤을 배우면서 시작됐다.

 부채춤을 배우는 과정은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말이 다른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부채춤을 배우겠다는 열정으로 언어 장벽을 극복했다.

 트랜스 할머니는 "한국말을 알아듣지 못해 어려움이 있었지만 한인 선생님의 도움과 부채춤을 배우는 재미로 극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채춤을 배우면서 두 할머니들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

 손 할머니는 "부채춤을 배우는 과정에서 필리핀 할머니들이 열정적이고 재미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결국 부채춤으로 서로 친구가 된 셈이다.

 우수상에 머문 것이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두 할머니들은 "부채춤도 배우고 친구도 얻고 건강해졌으니 이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느냐"며 이구동성으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