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洪, 사퇴하라" 홍준표 "노욕 멈춰라"

서청원·최경환 '洪사퇴'맞불…徐 "홍준표가 檢수사 협조요청"
홍준표측 "낡은 우파가 정치적 할복해야…전쟁도 불사하겠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친박(친박근혜) 핵심 의원들이 22일 서로 물러나라며 진흙탕 싸움에 들어갔다.

 당 윤리위원회가 지난 20일 탄핵 사태의 정치적 책임을 물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 출당 조치로 이어지는 '탈당권유'징계 결정을 내리자 두 의원이 홍 대표 사퇴를 요구하며 정면반발한 데 따른 것이다.

 ▶서로 "네가 나가라"

 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 대표 체제는 종식돼야 한다. 홍 대표는 지금이라도 각성하고 대표직을 사퇴하기 바란다"며 "(홍 대표는) 알량한 법 지식을 활용해 혹세무민하고 내로남불식 징계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서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대법원 판결을 앞둔 홍 대표를 겨냥해 "야당 대표로서 결격 사유"라며 "성완종 의원 관련 사건 검찰수사 과정에서 홍 대표가 나에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고 폭로했다.

 홍 대표의 정치적 아킬레스건인 '성완종 사건'을 부각하면서 압박한 것이다. 홍 대표는 성완종 사건에 연루돼 기소되면서 2015년 7월 당원권이 정지됐으나 지난 3월 대선을 앞두고 당 지도부 의결로 당원권 정지 징계가 풀렸다.

 서 의원은 이를 두고 "홍 대표 퇴진을 위해 일차적으로 당내외 법적 절차를 강구해 나갈 것"이라며 홍 대표의 자격 여부를 당 윤리위에 제소하는 방안, 법적으로 정식 대응하는 방안 등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각에선 서 의원이 2015년 4월 홍 대표와의 '성완종 리스트' 통화 녹취록을 확보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서 의원 측은 녹취록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홍 대표 태도를 봐가면서 추가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경환 의원도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탈당권유'징계에 대해 "독재적 행태이자 정치적 보복 행위"라며 홍 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30일 최고위가 분수령

 홍 대표도 정면으로 맞대응했다. 홍 대표는 서 의원의 사퇴 요구에 "폐수를 깨끗한 물과 같이 둘 수는 없다"며 "노욕, 노추로 비난받지 마시고 노(老)정객답게 의연하게 책임지고 당을 떠나시라"고 받아쳤다.

 그는 서 의원이 "성완종 사건 관련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홍 대표가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고 폭로한 데 대해서는 "나에게 돈을 주었다는 윤모 씨는 서 대표 사람 아니냐. 자제시켜달라고 요청한 일이 있다"며 "협박만 하지 말고 녹취록이 있다면 공개해 판단을 한번 받아보자"고 반격했다.

 홍 대표는 최 의원을 향해서도 지난 21일 페북에 글을 올려 "공천 전횡으로 박근혜 정권 몰락의 단초를 만든 장본인이 이제 와서 출당에 저항하는 건 참으로 후안무치하다"고 비난했다.

 양측은 앞으로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각오여서 파열음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서 의원은 외교통일위 국감 일정 때문에 23일 출국하고, 최 의원 역시 미주지역 대사관 국감차 해외체류 중이지만, 귀국 이후인 금주 말께 이들 의원을 중심으로 친박계의 추가 행동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미국 방문차 23일 출국하는 홍 대표는 28일 귀국 이후 윤리위 징계 결정을 매듭짓는 후속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면 30일 최고위를 소집해 윤리위의 징계 결정을 추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친박 청산'문제를 놓고 운명의 한판 대결을 펼치고 나선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왼쪽)과 홍준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