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주혁의 사망 사고를 두고 여성 우월주의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WOMAD)'의 조롱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2일 故 김주혁은 충남 서산시의 가족묘에 안치됐다. 많은 이들의 애도 속에 장례식은 마무리됐지만, 일부 인터넷 유저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글을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날 '남혐' 사이트로 지목받는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는 김주혁 사망을 조롱하는 듯한 이용자들의 글이 여럿 게시됐다.

한 이용자는 "게임을 하다 차를 타고 있던 남자가 죽는 것을 보고 '주혁했느냐'라고 했다"는 글을 올렸고, 이용자 중 일부는 고인을 두고 결국 '한남(한국인 남성)'이므로 이처럼 모욕을 당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전복 요정 주혁이 탄생했다", "그 정도로 늙었으면 교통사고라기보단 자연사가 맞는 말", "참 페미니스트로 뭇 남성의 귀감", "망혼(망한 결혼) 준비 중이었는데 하늘이 도왔다" 등 불의의 참사로 목숨을 잃은 이에게 하는 발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야비한 언급이 다수다. 그 외 '한남충', '김치남' 등을 운운하면서 차마입에 담기 힘든 발언을하고 있어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해당 사이트에서는 "남자 하나 죽은 걸로 나라가 왜 이리 소란이노"라며 "여자들은 더 많이 죽어간다. 배우 김영애 님은 병마와 끝끝내 싸우다 돌아가셨다. 김영애 배우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이 일일 베스트 게시물에 올라왔다. 그러자 고인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안타까워했던 손석희 JTBC 사장과 문재인 대통령을 조롱하는 댓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워마드는 이전에도 구의역 사고 희생자나 백남기 농민 등 망자를 두고 무분별하게 모독하는가 하면, '여성'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끌어내리려 한다며 촛불집회를 맹비난하고 폄훼하는 등 일반 상식에서 벗어난 시각을 수시로 드러내왔다.

여성 혐오에 맞대응한 남성 혐오도 일종의 급진적 페미니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혐오를 혐오하기 위한 방식으로는 진정한 성 평등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이 고인에게 조롱을 퍼붓는 이유는 하나다. 김주혁이 남자이기 때문. 워마드는 여자(woman)와 유목민(nomad)를 합성한 이름으로 극단적 여성 우월주의와 남성 혐오를 표방한다.

워마드는 애당초 '메갈리아'(Megalia)에서 갈라져 나온 분파였다. 메갈리아는 인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메르스 갤러리에서 시작된 인터넷 커뮤니티로, 전염병 메르스와 노르웨이 작가 게르드 브란튼베르그의 여성주의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을 합성한 이름이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홍콩에서 한국 여성이 메르스에 걸렸는데도 격리를 거부해 전염병이 퍼졌다는 루머가 돌았고, 이에 일부 남성들은 여성이 민폐를 끼치는 존재라며 비난했다. 그러다 해당 루머가 거짓인 것으로 밝혀지자 여성들이 반격에 나서면서 만든 모임이 메갈리아. 이들은 여성혐오를 그대로 남성에게도 반사해 적용하는 '미러링'을 사회 운동 전략으로 삼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워마드는 지난해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 행사를 주도하면서 한국 여성들의 일상적 불안과 공포를 이슈화해 유명세를 얻었다. 하지만 남성들에 대한 혐오의 게시물을 '여성들이 당해온 것과 똑같이 갚아주는 미러링(Mirroring) 운동'이라는 명목으로 게재하면서 '여성판 일베'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워마드 회원들의 비윤리적인 행위에 네티즌들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아무리 남성을 혐오한다고 해도 갑작스러운 사고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고인을 욕되게 하는 것은 전혀 이해할 수 없고 화가 난다는 것.

해당 게시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누군가의 죽음에 애도는 못할망정 조롱이나 혐오는 하지 말아야 한다", "김주혁 죽음을 조롱하는 워마드와 일베는 똑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네티즌들은 "워마드 게시판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설마'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실제 보고 나니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다"라며 힐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남성 혐오'가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며 "소속사 측에서 고인 모독 내용은 반드시 법적 대응해야한다" 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워마드' 회원들의 무자비한 행동에 대한 강력한 법적인 규제 및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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