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에 밀려…백화점·할인점 "영업 안합니다"

[뉴스분석]

매출 저조,직원 초과수당도 부담…'레이'등 휴무 대목 포기
쇼핑대신 연휴 즐기는 생활 패턴화, "차라리 문닫는게 낫다"

미국의 최대 아웃도어 전문점중에 하나인 '레이(REI)'는 다가오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문을 열지 않기로 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11월 마지막 금요일로연중 최대 쇼핑 시즌이다.

하지만 레이는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온라인 웹사이트도 블랙프라이데이 당일에 일시 정지할 방침이다.

비단 레이뿐만이 아니다. 미국 최대 건축자재 및 인테리어 전문점인 '홈디포'와 유명 백화점 '노드스트롬', 그리고 할인점의 대명사인 '코스트코'도 올해 추수감사절에 영업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최대의 쇼핑 시즌인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 열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컨설팅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앤드쿠퍼스(PwC)의 시장조사에 따르면 올해 미국 소비자들의 35%가 블랙프라이데이와 추수감사절 주간에 쇼핑할 계획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는 적은 비율은 아니지만 지난해 51%, 2015년 59%에 비하면 현저히 줄어든 수치다.

국립소매상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올해 미국 전체의 휴일 쇼핑 매출은 6800억달러에 달해 지난해 6558억달러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이 또한 미국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면서 전반적인 소비 규모가 확장된 탓이지, 휴일 쇼핑이 늘어난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열기가 예전 같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온라인 쇼핑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아마존 등 대형 온라인 쇼핑몰 영향력이 확대된 것에 더해 수많은 중소형 온라인 쇼핑몰이 무한경쟁에 노출되면서 블랙프라이데이나 추수감사절이 아니더라도 연중 할인 행사가 풍성하다.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필요한 물건을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때보다 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적지 않다.

소비자들의 쇼핑 열기가 시들해졌으니 유통업체들도 굳이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에 집중할 필요가 없어졌다.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이 평소보다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굳이 직원들에게 휴일 초과근무수당을 줘가면서까지 영업을 강행할 이유가 없다.

1만2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레이의 관계자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문을 열지 않음으로써 휴일 근무수당 인건비를 아끼고 직원들도 휴일에 쉴 수 있는 상황을 더 행복해한다"고 밝혔다.

레이의 경쟁 업체인 배스프로샵은올해도 블랙프라이데이에 문을 열지만 이로 인한 휴일수당 지급에 비해 매출은 레이에 비해 크게 나아질 것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물론 상당수 유통업체들과 소비자들이 블랙프라이데이 쇼핑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의가 되색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모처럼만의 연휴를 쇼핑하느라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젊은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도 블랙프라이데이 위축에 한몫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