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이 사랑하는 美 대표 식품'켈로그 시리얼'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내과의사 '켈로그'발명
'도적적 타락'막는다며 순수 탄수화물 식품 출발
"설탕넣자"는 동생에 "죄악"이라며 소송끝에 사망

시리얼(cereals)은 미국의 대표적인 식품 중 하나다. 특히 식품회사 '켈로그'제품인 콘플레이크 시리얼은 최고 인기 상품이다. 그러나 이 켈로그 시리얼이 애초 인간의 성욕(性欲)을 억제하기 위한 '단순한 식품'으로 고안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미국인들은 많지 않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시리얼을 발명한 사람은 미시간주의 내과의사였던 존 하비 켈로그(Kellogg·1852~1943).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독실한 신자였던 켈로그는 인간의 음식이 육체는 물론, 정신·도덕적 건강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한 양념이 밴 고기, 자극적인 소스, 입에 달라붙는 맛있는 음식은 인간의 성욕을 부추겨 말초신경을 자극하고 지옥으로 가는 길의 '포장재'라고 생각했다.

미시간주의 배틀 크리크에서 정신·육체적 회복을 꾀하는 요양소를 운영하던 의사 켈로그는 그래서 요양소 환자들에게 '육체의 정욕'을 제거하고 먹일 음식을 생각했다. 당시는 입에 달라붙는 그래이엄 크래커와 그래놀라 등이 막 나오던 시절이었다.

의사 켈로그는 설탕이나 초콜릿이 들어있지 않고, 섬유질이 풍부하고 순수 탄수화물로만 된 콘플레이크 시리얼을 만들었다. 당시 미국을 풍미하던 '도덕적 타락'을 막으려면, 자신의 이 시리얼 종이박스에 손을 넣으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아내와의 동침도 거부해 평생 각방을 쓰고, 부부의 아이 40명도 모두 입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음식의 순결성'을 강조하며 미 전역을 돌며 자신이 곡물과 견과류로만 만든 단순한 고(高)섬유 콘플레이크를 전했다. 이 콘플레이크는 이미 일반 판매를 시작했지만, 그의 주된 관심은 '음식의 순결'이었기 때문에 그는 아예 레시피를 공개했다.

그런데 이미 19세기말~20세기초 산업혁명의 미국인들의 도시생활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모두 아침 출근 시간이 바빠졌다. 사람들은 그의 '도덕적 순결을 위한 음식 혁명'에 동조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편리함'때문에 켈로그의 콘플레이크 시리얼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요양소의 경리를 담당했고 사업 수완이 좋았던 동생 윌 켈로그가 형에게 "시리얼을 더 잘 팔리게 설탕을 넣자"고 제안하고 나선 것이다. 당연히 형인 의사 켈로그는 이런 '원죄적'인 요소를 추가하는 데는 반대했다.

결국 동생 윌 켈로그는 '켈로그 컴패니'를 설립해, 설탕을 넣는 '죄악'을 범하고 만다. 이후 이 레시피의 소유권과 설탕의 추가를 놓고, 두 형제는 이후 치열한 법정 소송을 벌였다. 그리고 동생이 '켈로그 시리얼'로 전세계의 아침 식탁을 점령해가는 동안, 형은 배틀 크리크의 요양소에서 환자들의 정신·육체적 건강을 치유하면서 여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