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텍사스 교회 예배도중 총기 난사 참극에 목회자, 교인들 불안감 고조
범행 동기'장모다니는 교회 노려 범죄'…다른 교인들만 애꿎은 희생
가족간 문제, 교회내 분열, 이웃 주민과의 불화 등 언제든지 재발 가능
"가장 안전해야할 교회가 가장 위험, 무차별 총기 사건에 무방비 노출"

미국에서 연이어 벌어지는 총기 난사 사건의 끝은 어딜까.

지난 5일 텍사스 주 남부지역 서덜랜드 스프링스의 퍼스트 밥티스트 처치(침례교회)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으로 26명이 사망한 사건을 바라보는 한인들의 마음이 착잡하다. 특히 총격 사건 발생 장소가 교회였고 희생자들이 주일 예배를 보고 있던 신도들이었다는 점에서 교회도 이제 무차별 총기 사건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텍사스 주 공공안전국의 프리먼 마틴 국장에 따르면 범인인 데빈 패트릭 켈리(26)는 가정문제가 있었고 자신의 장모가 다니던 교회를 노리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켈리의 장모는 켈리에게서 여러 통의 위협 메시지를 받았으며, 범행 당일인 일요일 아침에도 위협 문자를 받았다. 하지만 총격 당시 켈리의 장모는 다른 일로 교회 예배에 참석하지 않아 화를 면했다. 결과적으로 다른 교인들만 애꿎은 희생자가 된 셈이다.

한인들이 이번 총격 사건을 통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이번 사건이 보여주고 있는 평범성에 있다. '장모와의 갈등'이라는 가정 불화로 장모가 다니던 교회가 총격의 타깃이 됐다. 그간 총격 사건의 원인으로 드러난 인종이나 종교, 테러 등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한인들의 불안감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한인타운 내 중형교회에서 시무하고 있는 한 목회자는 "총격 사건도 충격이지만 장소가 교회였다는 것이 더 큰 충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회가 세상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할 것이라는 신뢰가 깨진 것 같아 이를 어떻게 회복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목회자는 "한인 교회에서도 가족문제나, 교회내 분열, 이웃 주민과의 불화 등으로 인한 불의의 사고 발생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지 않느냐"며 "이 같은 총기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안전 장치가 전혀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안수집사인 이모(65)씨는 "교인들끼리 예배 시간에 어디에 앉는 것이 가장 안전할지 서로 농담을 하기도 했다"며 "총기 소지 검사를 할 수도 없는 교회는 그야말로 총기 사건에 무방비 상태인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