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에 10~30대 젊은 피 수혈했더니…

의학화제 / 스탠퍼드 연구팀 임상시험

치매 환자에게 젊은 피를 수혈하니 쇼핑을 하거나 식사 준비를 하는 등 일상생활 능력이 일부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거 쥐를 대상으로 젊은 피의 노화 방지 효과는 연구됐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수혈 효과 연구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스탠퍼드대학 알츠하이머병 연구센터 임상시험 연구팀은 경증 내지 중등도 치매 환자 18명(65세 이상)에게 18~30세의 혈장(plasma)을 주입한 결과 일상생활 영위 능력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젊은 남성 기증자에게서 채취한 혈장을 주사한 실험군과 가짜 혈장(생리식염수)을 주사한 대조군의 환자의 뇌 영상·각종 혈액지표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실험 후 연구팀은 환자 자신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일상생활 기능을 테스트했다.

연구 결과 환자들의 기억력과 학습능력 등 인지기능에는 실험군과 대조군에서 뚜렷한 차이가 없었지만, 일생생활에서는 젊은 피를 수혈받은 실험군의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약 먹을 시간을 기억하고 물건을 살 때 돈을 제대로 지불하고 자신이 먹을 식사를 준비하는 등의 개선이 보고됐다. 면역 거부 반응 등 별다른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젊은 사람의 혈장에는 나이를 먹을수록 줄어드는 단백질인 성장분화인자11이 많이 들어있고, 이 단백질은 쥐 실험에서 신체 모든 기관의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실험이 규모가 작고 표본이 18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으나 연구팀은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