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통업계 '패션 대여업' 본격 기지개

"마음에 안들면 반송
세탁등 업체가 처리"

미국 유명 패션 브랜드 앤테일러가 지난달 말부터 월 95달러만 내면 무제한 옷을 빌려 입을 수 있는 패션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이 서비스에 가입한 회원은 한 번에 세 벌까지 온라인으로 옷을 주문해 입어보고 마음에 들면 할인된 가격에 사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반송 박스에 넣어 돌려 보내면 된다. 앤테일러 측은 "드라이클리닝 등 귀찮은 문제들은 우리가 다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전통 패션 업체들은 3중고(苦)를 겪고 있다. 자라, 유니클로, H&M 등 저가에 빠른 속도로 신제품을 내놓는 패스트패션에 밀리며 고전한 데 이어,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의 엄청난 성장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폐쇄하게 되는 등 구조조정에 내몰리고 있다.

CNN머니는 지난 3일 "회원제 의류 서비스가 여성 고객들 사이에서 급성장하고 있다"며 "많은 고객이 편안하게 집에서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대여 서비스가 온라인 쇼핑을 급속히 추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통 패션 브랜드가 실적 부진과 구조조정 압력에 시달리다가 결국 자기가 만든 옷을 빌려주는 회원제 대여 사업까지 나서자, 미 패션 업계는 이를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구조적인 혁신기를 맞아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고 살길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미국 시장에서 패션 대여업은 패션 유통업의 또 다른 대세로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2009년 제니퍼 하이먼과 제니퍼 퓰라이스가 공동 창업한 '렌트더런웨이(Rent the runway)'다.

렌트더런웨이는 월 159달러를 내면 무제한으로 옷을 빌려 입을 수 있는 기존 서비스에 더해 지난달 월 89달러를 내고 4벌까지 빌려 입을 수 있는 서비스, 30달러에 4일간 옷 한 벌을 빌려 입을 수 있는 서비스 등 공격적으로 영업을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