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건 총격전, 그리고 숨가뿐 추격전…
단숨에 맨발로 뛰어가 총으로 맞선 50대 男
함께 범인 쫓은 트럭 운전사, 2차 범행 막아
텍사스 교회에서 26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범 데빈 패트릭 켈리(26)가 더 큰 범행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막은 배경엔 두명의 시민 영웅'이 있었다.
첫번째 영웅은 전미총기협회(NRA) 강사 스티븐 윌퍼드(55). 총기 사건이 발생한 5일 교회 인근에 살던 그는 "총소리가 들렸다"는 딸의 말을 듣고 집 안에 보관돼 있던 소총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맨발로 교회 쪽으로 달려갔다. 교회에 도착한 순간 교회를 빠져나오던 총격범 켈리와 마주친 그는 총격전을 벌였다.
켈리가 차를 몰고 달아나자 윌퍼드는 인근에 정차해 있던 트럭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두번째 영웅인 트럭 운전사 조니 랭겐도프에게 윌퍼드는 "총격범을 막아야 한다"고 말하고 함께 뒤를 쫓았다. 두 사람은 911 상담원과 통화하면서 최고 시속 145km로 달리며 약 18km를 추격했고, 켈리의 차량은 도로 표지판을 들이받고 뒤집혔다. 차에서 내린 윌퍼드는 켈리의 차로 다가가 총을 겨누며 "트럭에서 내리라"고 했지만 반응이 없었다. 약 5분 후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켈리는 죽어 있었다. 그는 차가 뒤집히다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살아남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한 뒤 스스로 총을 쏴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주정부의 프리먼 마틴 공공안전국장은 "법 집행기관의 최우선 목표는 총격범을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착한 사마리아인(남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사람) 2명이 법 집행기관을 대신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실제로 만약에 이들 두 영웅이 아니었다면 켈리는 자신이 타깃으로 삼은 장모의 집을 찾아가는 등 끔찍한 2차 범행을 저질렀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한국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7일 한미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총기 규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총격범을 뒤쫓은 이 두사람을 언급하며 "만약 착한 사마리아인이 총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26명이 아니라 수백 명 넘게 죽었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