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아직도 캐시를 쓰고 계십니까"

한인 10명중 8명 이상 구매시 주로 '크레딧·데빗 카드 사용'…'현금 사라지는 사회'로 탈바꿈

본보 창간 18주년 특별기획492명 '결제 수단' 설문조사

크레딧 48.8%>데빗 36.2%>현금 13.3%>체크 3.1% 순
절반 이상 '휴대 간편, 사용 편리', '리워드 등 혜택'이유도
지갑속에 '20~50달러 소지'가장 많고 '전혀 없다'도 15%나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선진국가들에서 신용카드와 데빗카드 등이 주 결제 수단으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는 지금 '현금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다. '현금이 왕'이었던 시대는 저물고 있는 것. 그렇다면 LA를 중심으로 한 남가주 한인사회의 사정은 어떠할까. 본지의 조사 결과 남가주 한인들의 10명 중 8명 이상이 주 지급수단으로 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현금 시대'는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크 사용 겨우 3.1% 불과

본보가 창간 18주년을 맞아 남가주 한인 소비자 492명을 대상으로 '지불 수단 이용 행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8%가 마켓이나 식당 등에서 값을 치를 때 크레딧 카드를 주로 사용하고 있었다. 한인 2명 중 1명의 주 지불수단은 크레딧카드인 셈이다.

이어 데빗카드 사용이 36.2%로 크레딧 카드의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85%라는 압도적인 숫자가 전통적인 지급수단인 현금보다는 크레딧카드나 데빗카드 등 카드를 주로 이용하거나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현금 사용은 13.3%에 그쳤고, 체크 사용은 3.1%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한인들이 현금 대신 카드를 주로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카드를 주 지불수단으로 이용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 절반이 넘는 한인들이 휴대 간편 등 사용의 편의성을 주 요인으로 꼽았다.

▶"동전, 거스름돈 귀찮아"

조사 결과 '휴대가 간편하고 사용이 편리해서'라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53.1%를 차지했다. 이어 '동전 등 거스름돈을 받지 않아도 돼서'라는 이유가 18%로 두번째로 많았고, '포인트·리워드·마일리지 적립 등 각종 카드 혜택'때문이라는 응답이 14.4%로 뒤를 이었다. 이 외에 '크레딧 점수 관리 때문에'(7.2%), '사용 내역 확인 등 재정관리에 용이해서'(5.4%), '세금공제를 받기 위해'(1.8%) 등의 순이었다.

카드 사용이 크게 늘면서 한인들의 현금 보유도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평상시 지갑 속에 현금을 얼마나 가지고 다니십니까'라는 질문에 20~50달러 정도를 가지고 있다는 답이 28.3%로 가장 많았고, 20달러 이하가 21.2%로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다.

이어 '50~100달러'(18.1%), '전혀 소지하지 않는다'(14.9%), '100~200달러'(14.1%), 200달러 이상(3.1%) 등의 순이었다. 지갑 속에 현금이 전혀 없거나 20달러 이하인 경우가 36%를 차지해 한인 세명 중 한명 이상이 20달러 이하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과거 지갑 속에 100달러짜리 지폐 하나 정도는 가지고 다니던 시대는 이미 지났음을 시사한다.

▶집에 돈 숨기던 시절 '격세지감'

또 '집에 현금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100달러 이하가 28.3%로 가장 많았고, 100~500달러가 25.9%로 두번째로 많았다. 이어 500~1000달러(16.5%), 전혀 없다(14.1%), 2000달러 이상(11.8%), 1000~2000달러(3.1%) 등의 순이었다. 지갑에도, 집에도 전혀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이 모두 14%를 넘었다는 점에서 '캐시리스 사회'로의 진화를 실감케 한다.

한편 이번 설문 조사는 전체 응답자 492명 중 25세 미만은 8.6%, 25~39세 28.3%, 40~55세 28.3%, 55~70세 29.1%, 70세 이상 5.5%의 비율로 조사됐으며, 응답자의 성별은 남성이 61%, 여성이 39%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