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버지니아 주지사·뉴욕시장 선거 공화당에 3대 0 완승, "트럼프 취임 1년 민심 경고장"

[뉴스분석]

내년 중간선거 풍향계, 공화 "내년 과반 의석 잃을수도"
反트럼프 정서로 결집 승리 민주당, 선거자금 모금 탄력

7일 치러진 뉴저지·버지니아주(州) 주지사 선거와 뉴욕 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모두 승리했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열린 첫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공화당이 '3대0'으로 참패한 것이다. 8일 당선 1주년을 맞는 트럼프 대통령이 민심의 경고장을 받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선거 결과가 나오자 공화당 내에선 "이런 분위기라면 내년 11월 상·하원 중간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홀수 연도에 일부 지역에서 실시되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는 그동안 상·하원 의원이 대폭 교체되는 중간선거의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

공화당 소속 크리스 크리스티가 이끌던 뉴저지주는 8년 만에 주지사가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CNN에 따르면 이날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필 머피 후보가 55.5%를 얻어 공화당 킴 과다노(42.4%) 후보에게 승리를 거뒀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크리스티 주지사의 낮은 지지율(15%)과 반(反)트럼프 정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 시장 선거에선 민주당 더블라지오 현 시장이 66.4%의 득표율로 재선(再選)에 성공했다. 뉴욕은 민주당 텃밭인 데다 도전자인 공화당 후보가 약체였기 때문에 더블라지오 시장의 승리가 점쳐져 왔다. 버지니아주에서는 랠프 노섬 민주당 후보가 53.9%를 득표해 공화당 에드 길레스피 후보(44.9%)를 눌렀다.

버지니아주 선거 패배는 공화당에 뼈아픈 대목이다. 당초 공화당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 크게 욕심을 냈다. 작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4.9%포인트 차로 패하긴 했지만 치열하게 경합을 했던 곳이고, 공화당 길레스피 후보의 이력이 워낙 화려해 "한번 해볼 만하다"고 봤다. 길레스피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참모 출신의 로비스트로,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의장을 지낸 거물이다.

하지만 지난 7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유혈 폭력사태로 흑인과 민주당원이 결집하면서 민주당 노섬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CNN은 "길레스피가 패배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라고 했다.

내년 11월 중간선거의 전초전 성격인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민주당은 향후 후원금 모금과 정치 신인 모집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마이크 머피 공화당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호감 때문에 민주당원들의 투표율이 올라갔다"며 "트럼프는 선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