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빅뱅의 멤버 탑(30·본명 최승현)과 대마초 흡연으로 물의를 일으킨 한서희(22)가 트랜스젠더와 발언과 관련해 다시 한 번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가 놓치고 있는 점이 있다.

한서희는 13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난 페미니스트 대표가 아니다. 되고 싶지도 않다"며 "난 수많은 페미니스트 중 한 명일 뿐이다"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앞서 올린 글 때문에 논란이 커지자 다시 한 번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글의 핵심은 다름과 틀림을 구분 짓자는 이야기였다. 그는 "페미니스트의 길은 다를 수 있다. 본인이 걷고 있는 길과 내가 걷고 있는 길이 다를 수 있다"며 "난 페미니스트이고 나만의 길로 지금처럼 꿋꿋이 갈 거다. 본인과 다름을 틀림으로 단정 짓지 말아달라"라고 입장을 전했다.

13일 온라인은 한서희 이야기로 연신 뜨겁다. 12일 한서희가 인스타그램에 남긴 글이 문제가 됐다. "난 트랜스젠더를 여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화장하고 구두 신는 걸 좋아해서 여자가 된다면 운동화와 디지몬을 좋아한 나는 남성인가. 저는 여성분들만 안고 갈 것"이라고 트랜스젠더를 공격했던 것.

이에 방송인 하리수를 비롯해 여론의 비난이 쏟아지자 한서희는 다시 한 번 입장을 밝혔다. 그는 소신 있게 누가 뭐래도 자신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그 말이 모두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한서희가 깨닫지 못한 한 가지는 분명히 있다.

한서희는 트랜스젠더 여성에 대해 '트랜스젠더는 여성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생물학적으로 고추가 있는데 어떻게 여성이냐'라고 말했다. 이는 트랜스젠더의 존재 자체를 지워버리는 폭력이다.

본인은 '다름을 틀림으로 단정 짓지 말아달라'고 했으면서 정작 자신의 발언이 트랜스젠더 존재 자체를 틀렸다고 단정 지었다는 것은 깨닫지 못했다. 페미니스트엔 정답이 없지만, 다른 사람들의 존재 자체를 짓밟는 행동까지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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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한서희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