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 없을 때 20초 이내에 투구…선수 노조는 반대

메이저리그가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2018시즌부터 '투구 20초 룰'을 도입할 계획이다.
ESPN은 20일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투구 20초 룰에 관해 논의했다. 노조의 반대가 있지만, 사무국은 20초 룰 도입을 강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투구 20초 룰'은 '주자가 없을 때, 투수는 이전 투구를 마친 후 20초 안에 다음 투구를 마쳐야 한다'는 규정이다. 20초를 넘기면 투수는 볼 한 개를 헌납하는 벌칙을 받을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야구가 인기를 유지하려면 경기 시간 단축이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올해부터 투수가 고의사구 의사를 표하면, 공을 던지지 않아도 타자가 볼넷으로 걸어나가는 규정을 만드는 등 경기 시간을 줄이고자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투구 20초 룰'도 경기 단축을 위해 마련한 방법이다.
마이너리그에서는 2015년부터 '20초 룰'을 시행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마이너리그에서도 시행 초기에는 선수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규정에 익숙해지니 경기 시간 단축의 순기능이 두드러졌다"고 주장했다. 선수노조는 사무국이 워낙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24초 룰', '22초 룰'의 타협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사무국은 양보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선수들의 적응 여부다.
ESPN은 "올해 메이저리그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투구 한 개에 20초 이내'를 기록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전했다. 올해 메이저리그 투수의 공 한 개를 던질 때 필요한 평균 시간은 23.5초였다.
투구 간격이 가장 긴 투수는 페드로 바에스(LA 다저스)로 새로운 공을 던질 때까지 31.1초나 걸렸다. 투구 사이에 시간제한을 두는 건, 당연히 투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타자 중에도 이를 반기지 않는 선수가 많다. ESPN은 "투구 사이에 일정한 행동을 하는 타자들이 있다. 이런 타자들은 '20초 룰'에 적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