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진실은 무엇일까.

조덕제의 소속사 대표 A 씨가 여배우 B 씨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진실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조덕제와 B 씨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소속사 대표의 발언이 더해지면서 의혹의 불씨는 좀처럼 꺼지지 않는 모양새다.

오늘(21일) 오후 좀처럼 언론에 입을 열지 않던 DJ 엔터테인먼트의 대표 A 씨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처음 입장을 밝혔다.

A 씨는 "여배우 B 씨 전 소속사 대표가 묻습니다, 00병원 사건에 동행한 회사 매니저를 사칭한 사람 누구입니까?"라는 제목으로 입장을 냈다. 이는 종전 B 씨를 둘러싼 의혹 중 하나인 '유명 프랜차이즈 식당'사건과 관련된 것.

그는 "그동안 말을 아껴왔지만 더 이상은 회사의 명예 훼손과 왜곡을 참을 수 없어서 입을 열게 되었다"며 "문제의 촬영 당시 매니저가 현장을 지키고 저는 촬영이 진행된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에서 회사 업무를 보고 있었다"고 밝혔다.

B 씨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성추행 사건 당시 현장에 소속사 대표도 매니저도 없었다'고 한 부분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B 씨가 평상시 까다로운 스타일인 만큼 현장에서 잡음이 일까 영화사와 세세한 부분까지 조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배우가 촬영 현장 분위기에 낯설어하진 않을까 촬영 현장에 매니저와 동행해 영화 촬영장으로 갔으며, 촬영감독, 감독 등 스태프들에게 미리 사서 간 오렌지를 일일이 돌리며 'B를 잘 봐달라'고 부탁했다"며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비좁은 현장에는 매니저가 있었다"고 설명하며 B 씨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조덕제 씨가 해당 사건 당일 케이블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에 캐스팅이 확정됐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조덕제 씨가 일생일대의 기회를 코앞에 두고 남들이 다 보는 앞에서 자신의 연기 인생을 날려버릴 일을 저질렀을 수 있을까. 그런 사실이 있는 게 맞니?'라고 여배우에게 되물은 바 있다"고 털어놨다.

A 씨는 "여배우는 차 안에서 나눈 이 대화 내용 조차 무단 녹취한 뒤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제 입장에서는 지극히 상식적인 물음이었지만, 여배우는 제가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맞니'라고 물었다는 이유로 성추행을 방조한 파렴치범이라는 식의 주장을 했고, 여배우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제 명예는 실추됐다. 이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계약 파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배우 B 씨가 서울의 모 병원에서 수액을 맡다가 벌어진 사고로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공문서 위조와 제 삼자의 회사 매니저 사칭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A 씨의 주장에 따르면 B 씨는 2014년 12월 유명 프랜차이즈 식당 중 한 곳인 00국수에서 국수를 시켜 먹은 뒤 식중독 증세가 나타났다며 한 달가량 여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런 과정에서 B 씨는 2015년 1월 8일 C 병원에서 수액을 맞다가 병원 측 과실이 있자 경찰에 신고했고, 대형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C 병원은 여배우 B 씨에게 수차례 사과하면서 B 씨가 건넨 공문서에 기초해 300만 원가량 손해배상금을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최근 B 씨가 모 병원에서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제가 주지도 않은 공문 조작해 첨부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병원 관계자를 만나러 가면서 DJ 엔터테인먼트 소속 매니저를 사칭한 한 남성과 대동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메일로 보낸 공문 첫 장에 도장을 흐릿하게 찍고 추가 1장은 비용에 대한 거짓 상세 내역을 정리해서 병원에 제출했다. 여배우 B 씨는 소속사 매니저라고 주장하는 의문의 남성과 병원에 찾아가서 공문을 봉투에 담아 병원 관계자에게 건넸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A 씨는 "B 씨에게 진심으로 묻고 싶다"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배우가 약자라는 프레임으로 상대방은 파렴치한이 되어야만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앞서 여배우 B 씨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라마다 서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여배우 측 이학주 변호사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 B 씨는 직접 참석하지 않았으나, 기자회견이 끝난 뒤 취재진 앞에서 자신의 심경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B 씨 측 이학주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연 이유로 "피해자에 대한 허위 사실이 광범위하게 유포돼 피해자는 심각한 2차, 3차 피해를 입고 있다. 사건 전반에 대한 진실을 알려 피해자에 대한 2, 3차 피해를 막고 허위의 사실 관계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여배우 측은 자신을 둘러싼 수많의 의혹에 대해 "B 씨는 처음에는 남배우 A가 하차한다는 이야기에 용서하고 고소를 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며칠 뒤 배우가 교체된 후 남배우 A가 촬영장에 찾아와 난동을 피웠다. 그래서 B 씨도 고소를 하게 된 것이다.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고소하게 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B 씨 측은 유명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배탈을 이유로 협박을 일삼았다는 사건에 대해 "피해자를 '모 방송인 협박녀' 등으로 묘사하며 허위 사실을 보도한 사람은 남배우 A의 지인이다. 남배우 A 지인인 기자와 동료 기자가 특정 매체에서 악의적으로 편집 보도한 내용"이라며 "남배우 A는 이 기사들을 1심 재판부,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해 피해자를 마치 허황된 말과 행동을 일삼는 사람으로 매도해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여배우 B 씨 측은 "특정 매체 메이킹 영상 분석 보도는 왜곡됐다"며 "감독이 피해자가 동석한 자리에서 남배우에게 아내 겁탈 장면을 설명하는 것처럼 교묘하게 왜곡 편집했다"고 주장했다.

B 씨 측 주장에 따르면 감독이 남배우에게 겁탈 장면에 대한 연기 지시를 할 때 피해자는 다른 방에 있어 그 현장에 있지 않았다. 세 사람이 함께 있는 메이킹 영상 사진은 피해자가 분장을 마치고 오자 피해자가 늘상 당하는 것처럼 수동적으로 반항하는 연기를 해달라고 설명하는 장면이다.

여배우 측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언론은 메이킹 필름 중 감독이 폭행씬을 재연하는 장면은 편집하고 겁탈 장면만 설명하는 부분을 강조해서 편집했고, 에로가 아니라는 것과 얼굴 위주 촬영이라는 부분을 고의로 누락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B 씨는 "이렇게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그동안 너무 힘들었고 지금도 많이 힘들고 앞으로도 힘들 것 같다"며 "앞으로 저와 같이 제2의 성폭력 피해자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성 있는 보도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짧은 말을 남긴 채 자리를 떠났다.

일각에서는 '성추행 남배우 사건'을 두고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배우 B 씨를 둘러싼 의혹이 많아 그의 말을 모두 사실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대쪽에서는 조덕제가 언론 플레이를 많이 한다는 것은 팩트에서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조덕제와 B 씨측 모두 첨예한 입장 대립을 보이고 있어 여전히 실마리는 풀리지 않고 있다. 결국 두 사람의 진실게임은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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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