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리그 홈런왕 저지와 한팀서 '불방망이'예고

메이저리그 양대 홈런왕을 만날 수 있을까. 내셔널 리그 홈런왕 장칼로 스탠튼(28)이 11일 아메리칸 리그 전통의 강호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공식적으로' 입었다.

스탠튼은 이날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한창인 미국 플로리다 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키스 입단을 공식 발표했다. 배번은 마이애미에서 쓰던 27번을 그대로 단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뉴욕 양키스와 함께하게 돼 기쁘다. 내 야구 인생에서 새로운 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였다. 정규시즌 타율 0.281, 59홈런, 13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07로 내셔널 리그 홈런 1위와 함께 내셔널 리그 MVP를 수상한 스탠튼은 구단 몸집을 줄이겠다던 데릭 지터 마이애미 신임 구단주의 선언 후 시장에 나왔다. 샌프란시스코와 세인트루이스가 마이애미와 합의에 성공했지만, 스탠튼이 트레이드 거부 조항을 내밀어 무산됐다. 그는 "양키스와 휴스턴, 시카고 컵스, LA 다저스 등 4개 구단으로만 이적하겠다"고 밝혔고, 결국 양키스 품에 안겼다.

스탠튼이 가세해 양키스는 말 그대로 홈런군단으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최다인 팀 홈런 241개를 쳤다. 아메리칸 리그 홈런왕 에런 저지(52개), 게리 산체스(33개), 디디 그레고리우스(25개), 브렛 가드너(21개) 등 강타자가 즐비하다. 내셔널 리그 홈런왕 스탠튼과 아메리칸 리그 홈런왕 저지가 한 팀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상대 투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스탠튼도 "나와 비슷한 선수인 저지와 함께 재능을 뽐내게 돼 정말 기쁘다. 서로 배우면서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키스는 스탠튼을 영입한 대가로 2028년까지 2억9500만 달러의 잔여 연봉을 떠안게 됐다. 트레이드 과정에서 마이애미로부터 3000만 달러의 연봉 보조를 받았지만, 이걸 제외해도 스탠튼에게 지급할 돈이 2억65000만 달러에 이른다.

감독 부임 첫해 큰 선물을 받은 양키스 에런 분 감독은 "얼마나 기쁜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꿈이) 현실이 됐다. 스탠튼은 젊은 선수로 이뤄진 우리 구단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

장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