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체류 피의자 47명 무더기로, 1명당 수사관 2명 붙어 감시

한국 범죄자 최다 도피처
전세기 비용 1억원 들어


한국 경찰이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필리핀으로 도망친 범죄 피의자 47명을 전세기를 통해 단체로 압송했다. 범죄자 호송을 위해 경찰이 전세기를 띄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7명 중 39명은 사기범으로 총 피해 금액은 460억원으로 추산된다. 나머지 8명은 마약·폭력·절도사범 등이다.

이번 송환은 지난달 경찰청을 방문한 로널드 데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에게 이철성 경찰청장이 요청해 이뤄졌다. 마닐라에 있는 외국인 범죄자 수용소에 수감된 한국인 90명 중 필리핀 경찰에 다른 사건이 걸려있지 않은 47명이 송환 대상으로 정해졌다. 전세기 비용은 한국 경찰이 부담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세기 비용은 1억원에 약간 못 미친다"고 말했다.

이번 송환에 전국에서 파견된 경찰 120명이 동원됐다. 이들은 범죄자 47명과 함께 인천행 전세기에 몸을 실었다. 범죄자들 양옆 좌석에 앉아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영화 관람 등의 기내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았다. 점심 메뉴는 샌드위치였다.

필리핀은 치안이 열악해 많은 한국 범죄자가 가장 많이 도망치는 국가다. 필리핀으로 도망친 범죄자는 11월까지 144명으로 전체 도피범 485명 중 약 30%를 차지한다. 지금까지 필리핀으로 도망친 범죄자 누적 인원은 약 400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