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중국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이 속속 전기차를 내놓거나 신차 출시 계획을 밝히며 세계적 전기차 업체인 미국 테슬라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부분 2∼3년 전 설립된 10여 개 중국 자동차 스타트업들이 강력한 자본력과 세계적 인재를 바탕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부문에서 기존 자동차 업체에 도전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스타트업 대부분은 내년 중국에서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며 2020년께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 중 상하이(上海)의 전기차 업체 니오(NIO)는 지난 16일 베이징(北京)에서 첫 전기차인 'ES8' 스포츠 유틸리티 차를 출시했다.

윌리엄 리 니오 회장은 ES8이 음성 명령에 반응하며 제한적 자율주행 기능이 있어 3분 내 배터리 팩을 교체할 수 있는 배터리 교환소에 스스로 후진 주차한다고 주장했다.

ES8은 한 시간 내 완전 충전이 가능하며 충전 후 220마일(약 354㎞)을 운행할 수 있다.

ES8의 가격은 최저 약 6만8천 달러(7천400만 원)로 테슬라 모델X의 중국 판매가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ES8은 현재 사전 판매 중이며 내년 상반기 본격 판매될 예정이다.

니오는 지난달 텐센트(騰迅)와 바이두(百度)가 주도한 펀딩을 통해 10억 달러(약 1조888억 원)를 조달했다.

2012년 파산한 사브(SAAB)를 인수한 중국-스웨덴 합작 기업 NEVS도 이달 사브 9-3의 전기차 버전 생산을 개시했다.

NEVS는 신차를 일반 소비자가 아닌 디디추싱(滴滴出行)과 같은 온라인 차량공유업체 등에 판매할 계획이다.

또 다른 중국 차 업체 WM(벨트마이스터)모터는 지난 9월 중국 동부에 공장을 완공했으며 내년 초 생산을 개시할 계획이다.

중국 지리자동차 전직 임원들이 텐센트와 바이두 투자를 받아 운영하는 WM모터는 대중 전기차를 테슬라나 니오의 전기차보다 가격이 싼 3만 달러(약 3천300만 원) 미만에 공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테슬라가 2021년께 전기차 생산을 개시할 상하이 공장을 설립할 예정인 데다 기존 중국과 외국 자동차 업체들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생산에 주력하고 있어 중국 차 스타트업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기회가 적을 것이라고 WSJ이 전했다.

포드는 중국 온라인몰에서 차를 판매하기 위해 알리바바와 논의 중이며 폴크스바겐은 디디추싱과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논의 중이다.

중국 당국이 전기차 업체에 대한 보조금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부담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재정부가 이르면 내년 각 지방정부에 전기차와 신에너지 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도록 지시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는 재정지출을 줄이고 보호주의 우려를 완화하려는 포석으로 관측되고 있다.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