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성공 신화' 카페베네, 탐앤탐스, 미스터피자, 교촌치킨…

미국 진출 한국 토종 프랜차이즈, 줄줄이 문닫거나 짐싸 '한국서 번돈 LA서 까먹기'

카페베네, 적자행진 완전 자본잠식상태 회생 불투명
탐앤탐스, 영업부진 뚜렷한 청사진 없어 제자리 걸음
미스터피자, 불법 프랜차이즈 혐의 소송 윌셔점 폐쇄
교촌치킨, 적자누적 뉴욕점 문닫아, LA점 1개만 남아
"미국시장 진출 치밀한 준비없이 덤볐다가는 백전백패"

한국 프랜차이즈들이 포화상태인 한국 시장을 탈피해 LA를 비롯해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애초 기대와 달리 큰 수익을 창출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업체는 극히 드물다.

특히 LA에 진출한 한국 프랜차이즈들이 줄줄이 실패의 쓴 맛을 보며 짐을 싸야 하는 흑역사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 성공 신화가 곧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이하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으로 해외에 진출한 한국 토종 프랜차이즈 업체는 286개에 달한다. 2015년 말에는 161개에 불과했다. 1년 반 사이에 글로벌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업체가 2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해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업체는 아직 찾기가 힘들다. 특히 LA 지역에 진출한 한국 프랜차이즈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에서 번 돈 LA에서 까먹는 격'이다.

한국 토종 커피전문점 카페베네가 2008년 창업 이후, 2010년 미국법인 '카페베네 Inc'를 설립해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등 중심가에 직영점을 열고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카페베네는 지난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지난 9월 200만 달러 규모의 긴급 자금 수혈을 받았지만 회생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커피 프랜차이즈 탐앤탐스도 지난해 한 가맹점 업주의 소송 제기와 관련해 가주 비즈니스감독국(DBO)으로부터 프랜차이즈 갱신 신청정지 및 벌금 처분을 받아 직영점을 제외한 신규 프랜차이즈 사업이 한때 중단됐다. 탐앤탐스는 올해 5월 프랜차이즈 라이선스 재승인을 받아 LA한인타운을 중심으로 사세 확장과 신규 가맹점 모집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청사진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한국서 모기업 MPK그룹 정우현 회장의 경비원 폭행사건으로 인한 갑질 논란과 가맹점주와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LA에서 사기와 불법 프랜차이즈 혐의로 소송을 당한 경우다. 결국 이 사건들의 여파로 LA한인타운에서 영업하고 있는 미스터피자가 지난 1월부터 업소명을 'M피자'로 바꿔 달았다. 또한 리틀도쿄 지역 매장은 폐점하는 등 부진한 실적에 미국 영업망을 축소했다.

한국 내 1위 치킨업체 교촌치킨도 미국 시장에서 고전하기는 마찬가지. 올해 뉴욕 한인타운에 있던 매장 문을 닫았다. 샌드위치 등 현지화 작업에도 힘을 썼으나 적자가 누적되면서 결국 폐점한 것이다. 이로써 교촌치킨의 미국 매장은 LA 1곳만 남게 됐다. 2007년 개점 후 10년간의 노력이 허무하게 날아간 셈이다.

한국 업체 가운데 가장 이른 2003년부터 해외사업을 시작한 BBQ의 경우도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적자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해외에 나가려면 사업 파트너 선정부터 사전에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개척이나 창업가 정신만 내세워 해외에 나가 일단 부딪쳐 보자고 덤볐다가는 '백전백패'한다는 것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이호우 서부지회장은 "미국 시장에서 실패한 한국 프랜차이즈들의 공통점은 한국 본사의 정책 실패가 자리잡고 있다"며 "해외 시장의 성공은 그만큼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