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샛별 브레이디 테넬이 미국피겨선수권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테넬은 5일 샌호세에서 열린 2018 미국피겨스케이팅챔피언십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145.72점으로 1위에 올랐다. 앞서 쇼트 프로그램에서도 73.79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테넬은 총점 219.51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선발전을 겸한 이번 대회에서 쟁쟁한 적수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테넬은 미국의 여자 싱글 3장의 출전권 중 1장을 당당히 차지했다.

테넬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우승 후보로 거의 주목받지 못한 선수였다. 일리노이 주 윈필드 출신의 테넬은 만 3살이 되기 전에 일찌감치 스케이트를 신은 후 2015년 미국선수권대회에서 주니어 금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후 미국선수권대회에서는 9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미국 언론은 4년 전 소치올림픽에 출전한 여자 싱글 간판스타 애슐리 와그너나 2010년 밴쿠버올림픽 무대에 섰던 미라이 나가수, 디펜딩 챔피언 캐런 천의 우승 가능성을 점쳤으나 예상을 깨고 테넬이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테넬은 완벽에 가까운 연기로 쇼트와 프리, 합계 점수에서 모두 자신의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우승 후 테넬은 "침착하게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려 했다"며 "결과를 보고 너무 놀랐다. 말로 표현할 수도 없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테넬은 이틀 전 쇼트 프로그램에서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 삽입된 이동준 음악감독의 곡 '태극기 휘날리며'(Taegukgi)에 맞춰 연기했다.

당시 중계를 하던 NBC 진행자는 테넬이 한국 작곡가의 한국 음악을 쇼트 프로그램 음악으로 선정한 것을 언급하며 "아마 테넬은 자신이 평창에 갈 것이라고 늘 생각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테넬은 그야말로 태극기가 휘날리는 평창에서 생애 첫 올림픽 도전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테넬에 이어 미라이 나가수가 2위에 오르며 8년 만에 다시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나가수는 4년 전 미국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으나 당시 미국빙상연맹이 기존 국제대회 성적 등을 고려해 4위 와그너를 나가수 대신 올림픽에 보내기로 하면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