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이색적인 퍼레이드가 6일 클리블랜드에서 펼쳐졌다.

NFL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의 홈 구장인 퍼스트에너지 스타디움 주변 거리에는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수천 명의 팬이 모여 '완벽한 시즌 퍼레이드 2.0'을 지켜봤다.

일반적으로 퍼레이드는 자축의 의미가 있게 마련이지만 이날 퍼레이드는 올 시즌을 16전 전패로 마감한 NFL 클리블랜드의 '완벽한 패배'를 조롱하는 성격이 강했다.

이날 퍼레이드에는 경찰 추산으로 2500∼3200명의 팬이 모였고, 80대의 차량이 '슬픔의 공장'으로 불리는 퍼스트에너지 스타디움을 한 바퀴 돌았다.

퍼레이드에 참가한 한 그룹은 1999년 이후 NFL 클리블랜드를 거쳐 간 28명의 쿼터백의 이름이 새겨진 묘비를 들고 행진했다. 클리블랜드가 '쿼터백의 무덤'이었다는 의미다.

일부 팬들은 2시즌 동안 단 1승만을 거두는 데 그친 휴 잭슨 감독을 재신임한 구단주들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평화롭고 유머가 넘쳤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클리블랜드는 최근 10년간 38승 122패로 승률(0.238)이 3할에도 못 미친다. 만년 하위권을 맴돈 것도 모자라 올 시즌에는 NFL 역사상 두 번째로 16전 전패로 시즌을 마감하자 팬들이 참다못해 들고 일어선 것이다.

그러나 일부 클리블랜드 선수들은 이번 퍼레이드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디펜시브 엔드인 에마누엘 오그바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번 퍼레이드에 대해 '우스갯소리'라고 썼고, 팀 동료인 대니 셸턴은 "다른 팀 선수들은 이곳에서 뛰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