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은 없었지만 경기 흐름을 180도 바꾸면서 팀 대승에 이바지했다. 토트넘 손흥민(26)이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64강(3라운드)에서 30분여를 소화했다.

손흥민은 7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시즌 FA컵 3라운드 AFC윔블던(3부)과의 경기에서 팀이 0-0으로 맞선 후반 14분 페르난도 요렌테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전까지 파상공세에도 윔블던 골문을 공략하지 못한 토트넘은 손흥민 투입 이후 3골을 몰아넣으면서 3-0 대승했다.

새해 들어 2~3일 간격으로 리그와 FA컵 소화하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이날 손흥민과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레 알리 등 주전 요원 다수를 벤치에 앉히면서 출발했다. 대신 주포 해리 케인과 페르난도 요렌테를 최전방에 세웠고 무사 시소코, 빅토르 완야마, 무사 뎀벨레, 에릭 라멜라를 2선에 포진해 하부리그 팀 사냥에 나섰다.

전반에만 볼 점유율에서 83%를 차지하면서 일방적으로 윔블던을 몰아붙였으나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전반 막판 케인이 상대 골키퍼와 두 차례 맞섰으나 회심의 슛이 가로막혔다. 오히려 윔블던이 간간이 예리한 역습과 세트피스를 통해 토트넘 골문을 위협하기도 했다. 슛수에선 토트넘이 11-6으로 앞섰으나 유효슛은 토트넘 3개, 윔블던 2개로 대등했다.

후반에도 마찬가지였다. 상대 밀집 수비에 고전했고, 후반 6분 뎀벨레의 왼발 슛이 골대를 때리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결국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14분 요렌테를 빼고 손흥민을 투입했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예리한 돌파로 공격에 힘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투입 3분이 지나 토트넘이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오른쪽에서 키에런 트리피어가 전방으로 연결한 공을 시소코가 잡아 크로스를 시도, 케인이 선제골로 연결했다. 고대하던 선제골을 해낸 토트넘은 2분 뒤 추가골에 성공했다. 카일 워커-피터스의 슛이 수비수 맞고 흐르자 케인이 가볍게 밀어넣었다. 무너진 윔블던 수비를 상대로 토트넘은 후반 25분 쐐기골까지 터뜨렸다. 수비수 얀 베르통헌이 중거리 슛으로 윔블던 골문을 가르면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공격에 역동성을 심은 손흥민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후반 40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트리피어의 패스를 받아 때린 오른발 슛이 골대를 때렸다. 지난 시즌 이 대회에서 6골을 넣어 최다 득점 1위를 기록한 그로서는 아쉬운 장면이다.

하지만 토트넘은 손흥민의 교체 투입 효과를 제대로 보면서 3골 차 완승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