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소굴'발언 파문 트럼프, 비자 추첨제→메리트 시스템으로 대체 재차 강조

[이슈진단]

이민 신청자 학력·경력, 영어능력 등 보고 발급
"더이상 로또 안돼…거지소굴 나라에서 못오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거지소굴(shithole)'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미국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에게만 영주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트위터를 통해 "나는 대통령으로서 우리를 다시 강하고 위대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사람들, (이른바) '메리트(성과)' 시스템에 기반을 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길 바란다"며 "더 이상 로또는 안된다! 아메리카 퍼스트!"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해 11월에도 "뉴욕 트럭 테러법이 비자 추첨제로 입국했다"면서 현행 비자 추첨제를 메리트 시스템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비자 추첨제는 가족 초청이나 취업 이외의 방법으로 미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전 세계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첨을 통해 영주권을 부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로또라고 비유한 이유다. 반면 메리트 시스템은 이민 신청자들의 학력과 경력, 언어구사력 등 미국에 대한 기여도 및 성과를 보고 영주권을 발급해주는 방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다카·DACA)은 아마도 죽었다. 민주당 인사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단지 (다카를) 논하면서 우리의 국방예산 채택을 필사적으로 저지하길 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카는 부모가 불법 체류자인 만 16세 미만 청년들의 추방을 유예하는 제도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그의 거지소굴 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미 당국이 다카 신청서 접수를 재개한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해 9월 다카를 폐지하고 관련 절차를 중단시켰으나 연방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이날부터 신청서 접수가 재개됐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다카 폐지의 대안으로 개정안을 마련키로 하고 논의를 지속해 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과격한 발언으로 관련 논의가 멈춘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중미 및 아프리카 국가들을 겨냥해 "우리가 왜 거지소굴 같은 나라들에서 이 모든 사람이 여기에 오도록 받아줘야 하느냐"고 말해 국내외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연방예산 처리 시한은 오는 19일까지다. 이 때까지 양당이 합의하지 않으면 연방정부는 셧다운(업무정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