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2 터미널 공식 개장 '수하물 대란'

[이슈진단]

첫날부터 4일 연속 '수하물 누락' 승객들 불편
항공사측 "검색 강화로 수하물 검사 처리 지연"
터미널헷갈려 오도착 여객 하루 평균 200여명

대한항공이 4일 연속 승객들의 짐을 빠트리고 항공기를 출발시켜 논란이다.

지난 18일 개장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대한항공 항공기가 4일 연속 승객의 짐을 싣지 않고 출발하는 수하물 누락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제때 주인 손에 전달되지 못한 짐은 1600여개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제2터미널 개장 첫날 필리핀과 베트남행 항공기 10여편의 승객 수하물 964개를 비롯해 19일 540여개, 20일 50여개, 21일 90여개의 수하물이 항공기에 실리지 않았다고 22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미탐재 수하물을 후속 항공편으로 운송해 주인에게 전달해 주고 있다.

제2터미널에서 대한항공의 수하물 누락이 속출한 것은 제1터미널과 다른 위탁수하물 개장 검사시스템이 주요인이라는 것이 대한항공 측 설명이다. 기존 제1터미널은 승객이 부치는 수하물에 배터리 등 기내 반입금지 물품이 있으면 체크인 카운터 옆에 설치된 X-ray 검사대에서 가방을 열어 즉시 물품을 처리했다. 그러나 제2터미널은 보안구역인 출국장 안에서 개방 검사를 해 수하물 검사처리가 지연된다. 이럴 경우 개인 휴대전화로 연락해 조치하고 있다.

또 센서로 판독, 자동 분류해 탑승 항공기로 운반하는 수하물 처리시스템(BHS)에서 정상 분류된 뒤에도 지상조업사의 인력이 부족해 항공기에 제때 싣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개장 첫날에는 미탑재 수하물이 많았지만 점차 안정화되고 있는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반입금지 물품 검사시스템이 1터미널과 다르게 운영되는 것은 폭발물 검색을 강화하고 승객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BHS의 일시적인 오류와 설계 등 구조적인 문제와 사전 테스트 미흡이라는 지적도 있다.인천공항의 한 관계자는 "제1·2터미널의 BHS는 독립적인 시스템으로, 항공기가 지연 도착하면 제1터미널에 내린 환승객 짐을 2터미널로 옮기려면 중간에 수작업으로 벨트에 올려야 하는 등 절대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제2터미널 개장으로 제1·2터미널을 헷갈려 오도착한 여객도 하루 평균 200여명에 달한다. 이 중 60%는 외국인이다. 다행히 긴급 이송 등으로 비행기를 놓친 여객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