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비롯 美 서부지역 모래 부족 몸살…환경보호의식 때문에 체굴·조달 난항, 가격 급등

[뉴스탐구]

'크레인 지수'시애틀 58, LA 36, SF 22로 최고
유가 상승 따른 셰일가스 개발 붐도 부족 가속화
세계적인 현상 '불법 채취'횡행 수출금지 조치도

미국 전역이 모래 부족으로 아우성이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서부지역의 건설호황 때문이다. 원유가격 상승에 따른 셰일가스 개발붐도 모래 부족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100년만의 건설호황을 맞고 있는 LA 등 미국 서부 해안지역의 건설러시는 '미증유'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NHK에 따르면 가동 중인 크레인의 수를 수치화한 '크레인 지수'의 경우 동부 뉴욕의 크레인 지수는 18, 워싱턴DC는 20인데 비해 서부의 시애틀은 58, LA는 36, 포틀랜드는 32, 샌프란시스코는 22로 서부 해안지역이 단연 높다.

특히 LA에서는 1920년대 이래 근 100여년 만에 가장 뜨거운 건설호황이 일고 있다. 다운타운에서 내려다보면 시야 가득 건설 중인 빌딩이 들어온다.

LA와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나 사무실을 두려는 기업이 계속 늘고, 직장 가까운 도회지로 옮기는 젊은이가 늘면서 도심부에 맨션 건설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모래가 부족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모래는 콘크리트 재료로서 빌딩 건설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다.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건설회사 대부분은 그동안 주내 또는 인근 주에서 모래를 조달해 왔다. 그러나 환경보호의식이 높아지면서 해안이나 산을 허물어 천연 모래를 채굴하는 게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모래 공급처로 캐나다가 각광을 받고 있다. 실제로 캐나다 서해안 밴쿠버에서 북서쪽으로 500㎞ 떨어진 곳에 있는 거대한 모래 채굴장에서 채굴하는 모래가 캘리포니아의 빌딩 건설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밴쿠버의 모래 채굴장에서 LA로 모래를 운반하는 한 회사의 모래 판매가는 지난 1년간 30% 이상 올랐다.

셰일가스 개발붐도 모래 부족과 가격 상승을 거들고 있다. 셰일가스 업자들이 원유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균열이 막히지 않도록 많은 양의 모래를 집어넣어야 하기 때문에 셰일가스 개발 붐도 모래 부족을 부추기고 있는 배경이다.

모래 불법채취가 횡행하자 수출금지조치를 취하는 국가도 나오고 있어 모래부족은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미국은 암석을 잘게 부숴 인공적으로 모래를 만들거나 건물 철거 때 나오는 콘크리트를 재활용하는 방법도 동원하고 있으나 모랫값이 올랐다고는 해도 아직은 천연모래가 싸게 먹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천연모래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