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불도 OK, 100불도 OK…원하는 만큼만 내세요"

[이런 뉴스]

산타모니카 인근 메트로 카페'도네이션'방식 운영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 위해 돈 더낼 의사 있을까"
30일동안 실험 후 반응 좋아 작년말부터 가격 없애
한달 수익 1만2500불 유지…"위기 사회에 작은 울림"


커피 가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고객이 직접 정하게 한 카페가 화제다. 이곳에서는 커피 한 잔에 1달러를 내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100달러 이상을 지불하는 고객도 있다.

산타모니카 근처에서 '자발적 지불'(PWYW·Pay What You Want)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메트로 카페'가 바로 그 곳이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겉보기에는 일반 커피숍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메뉴판을 유심히 살펴보면 음료에 상응하는 소비자 가격을 찾을 수 없다. 고객은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고 내고 싶은 만큼만 내면 그만이다. 카페는 아메리카노 한잔에 104달러를 지불하는 고객이든 1달러를 내는 노숙자든 누구나 환영한다. 다시말하면 도네이션이다.

운영한지 2년 된 이 카페는 지난해 10월 가격표시제를 과감히 버렸다. 이는 부유한 고객들이 가난한 사람 혹은 노숙자를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 30일 동안 확인해보기 위한 실험에서 시작됐다.

카페 주인 스티브 스눅(58)은 "30일 간의 자체 실험 후에도 고객들은 원하는 가격을 지불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방식을 고수했고, 수익도 한달에 1만 2500달러 정도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지역 사회와 협력에 관해 좋은 사업을 하고 싶었다"는 의도를 밝혔다.

그는 "우리의 의도를 이기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예상했던 것 만큼 많지는 않았다. 그러나 어떤 고객이든 존경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고 덧붙였다.

이곳의 단골 고객 론 커티(42)는 "가격이 어디에도 써있지 않다는 사실이 처음엔 당혹스러웠다. 예전에 4달러에 팁 1달러를 지불하다가 현재는 상황에 따라 2달러, 또는 20달러까지 내기도 한다"며 "오히려 바가지를 쓰는 기분이 들지 않아 좋고 지역 사회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부 언론은 "극단적 계층 불평등으로 LA에서만 노숙자가 현재 5만 8000명에 달한다. 이 카페의 운영방식은 이러한 위기 사회에 작은 울림을 준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