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설'이후 한달만에 모습 드러낸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목요화제]

백악관에서 의회로 갈때, 전통 깨고 부부가 각자 이동
'혼외정사 포르노 배우에 13만불 전달'보도 때문인 듯
"매우 수치스럽고 모욕적…충분히 겪었다고 생각" 분석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는 지난 30일 밤 의사당 2층 방청석에서 군인과 소방대원, 범죄 희생자 유가족 등 남편 트럼프 대통령이 초청한 인사들과 함께 앉아 연설을 지켜봤다.

이날 크림색 크리스티앙 디오르 상·하의에 돌체 앤드 가바나의 흰 블라우스를 입고 모습을 드러낸 멜라니아는 작년 취임식 내내 그의 굳은 표정을 기억하는 미 TV 카메라들의 줌인(zoom-in)을 의식해서인지 활짝 웃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작년 12월 31일 이후 부부가 한 공간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도 한 달 만에 처음이었다.

또한 멜라니아는 이날 백악관에서 의회로 이동할 때 과거 대통령 부부들의 관례를 깨고, 따로 가고, 따로 입장했다. 역대 미 대통령 부부가 의회 국정연설에 함께 등장한 것과 대조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부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로라 부시 부부는 임기 8년 내내 국정연설 회장에 함께 등장했다.

그렇다면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월 12일 "트럼프가 2006년 포르노 배우 스테파니 클리퍼드와 성관계를 가졌고, 2016년 대선 한 달 전에 트럼프 변호사들이 '입막음'용으로 이 배우에게 13만달러를 줬다"고 보도했다. 다시 말하면 멜라니아가 첫아들을 낳은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남편이 혼외정사를 했다는 얘기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 뉴스에 멜라니아는 격노했다. 남편과 함께 계획했던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여행도 전격 취소했고, 아예 백악관을 나와 워싱턴 DC의 고급 호텔에서 며칠 잠을 잤다. 그리고 1월 26일엔 혼자 플로리다주의 별장 '마러라고'로 가버렸다.

2016년 대선 기간 내내 계속 트럼프를 따라붙는 성(性) 추문에도, "남편을 믿는다" "반대 진영의 조작"이라며 남편을 지지했던 그동안의 멜라니아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백악관 내부에선 "멜라니아가 이번 일로 매우 수치스럽고 모욕적으로 생각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전기 작가인 케이트 앤더슨 브라워는 뉴욕타임스에 "재키 케네디와 힐러리 클린턴, 로라 부시 등 미국의 모든 퍼스트레이디는 남편이 최악의 상황에 놓였을 때에도 곁에 있었는데, 멜라니아는 다르다"며 "아마 '이제 충분히 겪었다'고 생각하는 듯싶다"고 말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멜라니아는 원래 유세 때에도 그랬고 대외적으로 드러내길 꺼리는 스타일인데, 남편의 스캔들로 당연히 이날 의사당에 가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며 "1950년대도 아니고, 남편을 보조하는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이 왜 지금도 필요하냐"는 기고를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