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대북 강경 메시지 암시…"대북 공격 준비 안된 인사 美 대사 안된다"

[이슈진단]

미국, 한국 정부 동의없이 군사옵션 행사 가능성 우려도

주한 미국 대사로 내정됐다가 낙마한 빅터 차(사진) 미 전략 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의 지명 철회 사유가 대북 선제공격 반대에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후임으로 북한에 대해 더욱 강경한 자세를 견지하는 매파가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관측은 30일 낙마 소식 후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통해 대북 강경 메시지가 나오면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31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국정연설에서 평소의 위협적 표현법을 쓰진 않았지만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며 "더욱이 대북 선제공격에 대한 해법을 둘러싼 입장차로 차 전 내정자가 지명 철회됐다는 사실은 대북 공격에 준비돼 있지 않은 인사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주한 미 대사로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을 암시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아그레망(임명동의) 절차까지 완료된 상황에서 지명이 철회된 이례적인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공격을 얼마나 심각하게 검토해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한미 간 군사적 협력은 여전히 견고하지만, 한국이 피하고 싶어하는 전쟁을 위협하는 미국의 전략은 한미 간 균열을 시도하려는 북한의 이간질 전략이 먹혀드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이례적인 차 전 내정자의 지명철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연설과 맞물리면서 한국 정부의 동의없이 미국이 군사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한국 정부 내에서 더욱 팽배해질 전망이다.
WP는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 "한국 정부는 아직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이번 결정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한 상태로, 제대로 된 설명을 듣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후임자 선정과 관련,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차 전 내정자도 안된다면 어떤 사람이 적임이라는 건지 우려된다"고 매체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