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데이' 사랑 고백 최고의 결혼 약속 징표

[이거 아세요]

약혼 파혼 연 평균 25만명, 반환 놓고 곧잘 시비
구입비 평균 6163불, 고가 다이아몬드는 소송도
주마다 법적 규정 달라…결혼후 이혼땐 안줘도 돼

# 지난 2017년 12월 미국 거물사업가 빌 코흐의 아들 와이어트 코흐가 당시 전 약혼자인 아이비 가브리엘 슬로컴을 상대로 약혼반지를 돌려달라는 소장을 플로리다주 법원에 제출했다.
와이어트는 그해 3월 아이비에게 청혼을 했고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했다. 그리고 그 징표로 와이어트는 아이비에게 18만달러짜리 8.24캐럿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했다. 그런데 2달 후 아이비가 돌연 파혼을 요구했다. 이후 와이어트가 여러 번 반지를 돌려달라고 했지만 아이비는 거부했다. 결국 약혼반지 반환 소송에까지 이르렀다.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발렌타인데이가 1주일이 채 남지 않았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을 약속하는 커플들은 그 징표로 반지를 선물로 주고받는다.

결혼전문웹사이트 더 낫(The knot)에 따르면 2016년 미국인들은 약혼반지를 구입하는 데 평균 6163달러를 썼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현실은 낭만과 거리가 있다. 위의 와이어트 사례처럼 결혼 약속이 깨지는 경우도 다반사. 2013년에만 약혼을 깬미국인은 약 25만명이다.

그렇다면 선물로 주고받은 반지는 어떻게 되는 걸까.

전문가들은 법적으로 선물의 개념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3가지 법적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선물을 주려는 의도, 실제 선물을 준 행위, 그리고 이를 받는 행위가 그것이다.

대부분의 미국 내 주들은 파혼하게 되면 두 사람 사이에 결혼 의사가 없다는 의미고, 약혼 반지는 준 사람에게 되돌려 주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일부 주는 파혼 원인제공자에 무게를 둬 결혼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파혼을 선언한 사람은 약혼 반지를 소유할 권리가 없다고 본다.

예외도 있다. 몬타나 주에서는 약혼 반지가 '무조건적인 선물'로 간주돼 결혼 성사 여부에 관계없이 파혼 원인제공자라도 약혼 반지를 소유하는 것이 허용된다.

결혼을 한 후 이혼을 했을 경우는 어떨까.

대부분의 주에서는 결혼을 하고 나면 의무가 이행된 것으로 간주, 이혼하더라도 약혼 반지는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일부 주에서는 결혼 소유물로 간주해 이혼시 반으로 나눠 소유하는 것이 인정되고 있다.

사람의 일이란 알 수 없는 법. 그렇다고 약혼 반지를 주기 전 주법을 확인한다고 비난할 수 있을까. 아니면 약혼 반지를 받는 사람이 파혼 약속에 얼마를 썼는지 물어본다면 더 나아질까.

결국 돈이 결부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