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수입차' 선호 한국
자국 브랜드 충성도 일본

[지금 한국선 / 생·각·뉴·스]


수입차 판매 1위 벤츠 한국서 646대 더 팔려
BMW·랜드로버등 3배 큰 시장 日 판매 추월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 BMW, 랜드로버 등 수입차 브랜드의 한국시장 판매량이 전체 내수시장 규모가 3배 이상 큰 일본시장 판매량을 뛰어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 등에 따르면 지난해 양국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한 벤츠의 한국 판매량은 6만8861대로 같은 기간 일본 판매량 6만8215대를 646대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벤츠 한국 판매량이 일본을 추월한 것은 1987년 수입차 시장 개방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일본 전체 내수시장 규모가 511만193대로 한국(155만5300대)의 3.2배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더 이례적이다.

수입차 판매 2위를 기록한 BMW의 지난해 한국 판매량 역시 5만9624대로 같은 기간 일본 판매량 5만2527대를 7097대 앞섰다. 랜드로버의 경우 지난해 한국 판매량이 1만740대에 달한 반면 일본 판매량은 3597대에 불과해 한국 판매량이 3배 많았다.

재규어 역시 지난해 한국에서 4125대가 판매됐지만 일본에서는 2614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벤츠, BMW 등 수입차의 한국 판매량이 시장 규모가 훨씬 큰 일본 판매량을 넘어선 것은 한국시장의 경우 전체 내수시장에서 수입차 비중이 15%대에 달한 반면, 일본은 높은 자국 브랜드 충성도로 수입차 비중이 5.9%에 그친 것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지난해 한국의 연간 수입차 판매량은 23만3088대로 일본 수입차 판매량(30만6088대)의 76% 수준이었다. 일본은 한국보다 많은 8개 국산 브랜드가 경쟁을 벌이는 데다 경차 수요가 많은 점 등이 자국 브랜드에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 '무늬만 회사차'관행이 여전한 데다 특정 브랜드 쏠림 현상이 심화된 점도 일부 브랜드의 한·일 수입차 판매 역전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