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진단]

세계 브랜드 100위 내 22곳 이름…미국 이어 2위 '기세'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산 스마트폰, 삼성·애플 등 위협
R&D 막대한 투자…내수 성공 바탕으로 세계 진출 꾀해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브랜드 강국'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넓은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정보기술(IT), 전자상거래, 전통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 브랜드를 키워내고 있다는 것이다.

▶웨이신 사용자 韓 카카오 10배

매체에 따르면 브랜드 평가 전문기관인 '브랜드 파이낸스'가 최근 발표한 2018년 세계 500대 브랜드 중 중국 기업 22곳이 10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6곳에서 35% 증가했다. 브랜드 가치 기준으로는 9115억달러(약 988조원)로 전체의 15%를 차지한다. 미국(43%)에 이어 2위다.

부동의 1위인 미국과의 격차는 크지만 중국은 2008년 6위에서 10년 만에 브랜드 강국인 독일, 일본, 프랑스, 영국을 제치고 2위로 자리매김했다. 순위는 매출, 수익성장률, 기술 개발, 위기관리능력 등을 기준으로 선정한다.

100위권에 오른 22개 중국 브랜드 중 6곳이 은행이며 이동통신, 석유, 건설, 전력 등 국유기업 계열이 많았다. 'IT 빅3'인 바이두·알리바바·텅쉰, 텅쉰이 운영하는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과 온라인 상거래 기업인 징둥닷컴 등도 나란히 올랐다. 마오타이, 우랑예 등 바이주(白酒) 기업이 진입한 점도 눈에 띈다.

국가제조강국건설전략자문위원회의 쉬자빙(徐佳賓)은 신화망에 "과거에는 삼성, 애플 등이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했지만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산 스마트폰의 국내 점유율이 높고 세계 시장에서도 성과가 높다"며 든든한 내수 시장을 중국 브랜드 성장동력으로 꼽았다.

웨이신은 중국 내 사용자 수만 4억1700만명(2017년 12월 기준)으로 한국의 카카오톡 사용자 수(4200만명)의 10배에 달한다.

▶마오타이, 세계화 성공

연구·개발(R&D)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내수 시장 성공을 바탕으로 세계 진출을 꾀하는 것도 브랜드 강화 이유로 꼽힌다. 스마트폰과 통신 장비를 생산하는 화웨이는 매년 수익 10% 이상을 R&D에 투자한다. 10년간 투자한 R&D 비용은 3130억위안(약 53조원)을 넘었다.

중국이 산업 고도화 전략으로 내놓은 '중국 제조 2025'를 통해 브랜드를 육성하면서 세계 진출도 늘었다.

마오쩌둥 주석과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만찬주로 유명한 마오타이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반부패 정책 이후 소비가 감소했으나 세계로 눈을 돌렸다. CCTV 보도에 따르면 마오타이는 지난해 전체 바이주 수출량의 70%를 점유했으며 78개국에 수출됐다.

브랜드 보호 정책도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5월 중국 국무원은 5월10일을 '중국 브랜드의 날'로 제정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중국 상표 등록 심사 주기는 법정 9개월에서 8개월로 단축하고 상표권에 대한 보호 강도를 높였다.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 보고서는 '품질강국'의 새 목표를 제시하고 "품질강국의 중요한 상징은 국내외에서 좋은 평판을 받는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브랜드 강국이란 중국의 꿈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중국이 미국을 제칠 날도 머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