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 꺼내든 아이언맨…황제 대관식 절반 다가섰다.
스켈레톤 남자부 1, 2차 레이스에서 단독선두
알료나 샤브첸코-브루노 마소, 피겨 페어서 첫 올림픽 금메달

마침내 발톱을 꺼내든 '한국산 아이언맨'의 질주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한국 스켈레톤 간판 윤성빈(24)의 '올림픽 데뷔전'에서 트랙레코드를 두 차례나 경신하는 괴력의 레이스를 뽐내면서 황제 대관식에 가까워졌다.

윤성빈은 14일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썰매 스켈레톤 남자 경기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40초35로 30명의 선수 중 전체 1위로 마쳤다. 15일 진행되는 3, 4차 시기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라이벌'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는 1차에서 50초85, 2차에서 50초38로 1분41초23을 기록하면서 3위를 기록했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니키타 트레구보프가 1분41초09로 2위에 자리매김하면서 윤성빈과 경쟁하게 됐다.

또다른 한국 주자 김지수(24)도 이날 예상을 깨고 6위(1분41초66) 선전을 펼치면서 3, 4차 시기에서 메달도 노려보게 됐다.

윤성빈은 1차서부터 '트랙 레코드'를 경신했다. 30명의 출전 선수 중 6번째로 주행했다. 스타트를 4초62에 통과한 그는 초반 1~5번 커브를 무사하게 통과한 뒤 '마의 코스'로 불리는 9번 커브도 충돌 없이 이겨냈다. 이후 16번까지 엄청난 가속도로 내려온 그는 지난해 3월 평창에서 테스트 이벤트를 겸해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한 두쿠루스가 세운 50초64 트랙 레코드를 0.36초나 경신했다.

사활을 건 2차에서도 윤성빈은 완벽한 레이스를 펼쳤다. 1차 출발 역순으로 20번째 주자로 나선 그는 스타트 4초59로 자신의 스타트 레코드를 경신했다. 16개 커브 그야말로 퍼펙트였다. 물 흐르듯 9번을 통과했고, 중력가속도 4배가 넘는 힘을 자랑하며 가장 빠른 속도를 내야 하는 14번에서도 129.3km/h를 찍었다. 50초07을 찍었다.

두쿠르스도 역주했다. 스타트 4초68을 찍은 뒤 9번코스를 포함해 무난하게 통과했다. 그러나 윤성빈보다 0초31초 뒤진 50초38을 기록하면서 합계 1분41초23에 그쳤다.

17번째 주자로 나선 김지수는 2차에서 다소 힘이 들어갔다. 스타트 4초73으로 주춤했다. 주행 과정에서도 1차보다 썰매가 밀렸다. 50초86으로 들어왔다.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피겨 페어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쇼트 프로그램에서 4위에 머물렀던 독일의 알료나 샤브첸코-브루노 마소 조가 159.31점을 받아 합계 235.90점으로 235.47점을 받은 중국의 쑤이원징-한총 조를 따돌리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북한의 렴대옥-김주식 조는 합계 193.63점으로 13위를 차지했다.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린 알파인 스키 남자 활강에서는 노르웨이의 악셀 룬드 스빈달이 1분40초25로 가장 빠르게 골인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같은 노르웨이의 셰틸 얀스루드는 1분40초37로 은메달을 땄다. 동메달은 베아트 포이츠(스위스·1분40초43)가 차지했다.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이 종목에 출전한 김동우(23·한국체대)는 1분47초99로 48위에 올랐다.

김은정 스킵(주장)이 이끄는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은 강릉 컬링 센터에서 열린 여자 4인조 1차전에서 '세계 최강' 캐나다를 8-6으로 꺾으며 기분 좋게 예선 리그를 시작했다. 캐나다는 세계랭킹 1위이자 지난해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에서 13전 전승으로 우승한 최강팀으로, 이번 대회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세계랭킹 8위인 한국은 첫판에서 최강팀을 잡아내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의 중요한 토대를 다졌고, 완벽한 기선제압에도 성공했다.

김용일 박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