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이승훈(30)이 1만m에서도 괴력의 레이스를 펼치면서 7년 만의 한국신기록과 함께 4위를 차지했다.

이승훈은 15일 새벽(서부시각)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강릉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 경기에서 12분55초54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 2011년 고지대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세운 개인 최고기록 12분57초27을 7년 만에 단축했다.

전체 6개 조 중 3조에서 레이스를 펼친 이승훈은 그 때까지만 해도 1위에 올라 메달 기대감을 안겨줬다. 그러나 뒤에서 뒨 테드-얀 블로만(캐나다·12분39초77)과 요리트 베르흐스마(네덜란드·12분41초98), 니콜라 투몰레오(12분54초32)에 밀려 4위를 차지했다. 특히 투몰레오에 불과 1초22 뒤진 것이 아쉬웠다. 세계적인 장거리 강자 스벤 크라머(네덜란드)는 13분01초02로 6위에 그쳤다.

트랙을 25바퀴 도는 1만m에서 이승훈은 첫 바퀴를 35초32 만에 주파, 이후 31초대 랩타임(400m 구간기록)을 기록했다. 그러다가 15바퀴째 30.99로 30초대 랩타임으로 진입, 이후 스퍼트를 올리면서 함께 뛰던 독일의 모리츠 가이스라이터를 제쳤다. 마지막 랩타임을 29초74까지 끌어올리며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아쉽게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승훈은 경기 직후 "좋은 기록이 나온 만큼 나머지 두 종목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임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뒤에 뛰는 선수들의 기록을 봤을 때 4~5위를 할 것 같다"고 했는데 그의 말대로 4위가 됐다.

이승훈은 18일 남자 팀추월 예선에서 정재원, 김민석과 팀을 꾸려 소치 올림픽(은메달)에 이은 이 종목 2회 연속 메달을 노린다.

김용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