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연극 연출가 이윤택의 성 추문이 폭로된 이후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지난 14일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가 이윤택에게 성추행을 당했던 사실을 밝히면서, 이윤택의 민낯이 온 국민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이윤택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네티즌의 글이 올라왔으며 배우 겸 극단 나비꿈 대표 이승비도 성추행을 겪었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윤택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명륜동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피해자들을 언급하며 성추행 사실을 인정했지만 성폭행은 부인했다.

하지만 이윤택의 성추문은 기자회견으로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19일 배우 김지현도 이윤택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했기 때문.

이처럼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자 그가 이끌었던 연희단거리패는 19일 해체를 발표했다. 연희단거리패는 지난 1986년 부산에서 창단돼 '죽음의 푸가, '히바쿠사', '산씻김' 등의 상황극을 올리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극단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했을 당시 이윤택에게 성 추문을 당했다는 사실이 폭로된 여파로 32년 만에 역사 속으로 모습을 감추게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20년간 연극인 양성소와 공연장으로 명성을 쌓아온 경남 밀양연극촌도 문을 닫게 됐다. 밀양시는 19일 밀양연극촌에 무상 임대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사실상 나가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밀양연극촌은 이윤택이 지난 2014년부터 이사장을 맡고 있어 성 추문의 불똥이 튄 것이다. 또한 이윤택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이 밀양연극촌의 촌장에게도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또한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연극인 이윤택 씨의 상습 성폭행, 성폭력 피의 사실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조사, 구속 수사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청원 글에는 20일 오전 9시 현재 약 3만 7000명이 서명했다.

이윤택이라는 한 사람의 행동이 사회 전반에 불편한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이번 사태는 활동 중단과 기자회견으로만 마무리돼서는 안된다. 대중들은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한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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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김도훈기자dic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