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잇는 교내 총기 참사, 침묵하는 정치권…

내달 美 전국서 시위

지난 14일 플로리다 주 고등학교에 발생한 총격 참사 이후 총기 규제 여론에 별다른 반응을 내보이지 않는 정치권을 향해 생존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며 총기 규제 운동 전면에 나서고 있다.
플로리다 파크랜드의 머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의 학생들은 수도 워싱턴에서 오는 3월 24일 총기규제에 대한 정치적 조처를 촉구하는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을 미 전국에서 벌일 것이라고 18일 발표했다.

총기난사 참사를 겪은 학생 등 청소년들이 총기규제 집회를 직접 주관하는 것은 처음으로 그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자신들이 워싱턴에서 행진을 하는 날 다른 도시에서도 동시에 총기규제를 요구하는 항의집회를 열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미국 정치권이 총기 규제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데 따른 분노가 깔려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총기난사 뒤 총기규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용의자의 정신 상태만 문제삼았다. 트럼프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비난이 커지자, 17일 밤 늦게 민주당이 총기규제에 대해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며 다시 민주당에 책임을 돌렸다.

미 학생들의 총기 규제에 대한 단체 행동은 SNS와 청원사이트로 '미넥스트'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할리우드에서 성폭력 피해 폭로 운동으로 번졌던 '미투(#MeToo)'캠페인이 총기 규제 구호로 진화한 셈이다.

한편 세계 최대 청원 사이트 '체인지'에는 오는 4월 20일 미국 전역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수업 거부 운동에 동참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4월 20일은 컬럼바인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19주기다. 현재까지 약 6만명이 청원에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