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자 컬링 국가대표 '팀 킴(Team Kim)'을 놓고 한국의 가전업계들이 때아닌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22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컬링 대표팀이 청소기 광고 모델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과거와는 달리 유명인을 모델로 투입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인 데다 업체별로 '말 못할' 사정이 있어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의 활약상을 패러디한 온라인 영상물과 사진이 잇따르면서 올림픽 이후 가전업체들이 이들을 광고모델로 투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컬링 경기에 사용되는 장비인 '스톤'과 '브룸'이 각각 로봇청소기, 무선청소기와 비슷한 모양이어서 청소기 모델로 적격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팀 킴'으로 불리는 여자 대표팀이 예선 1위로 준결승행을 확정 짓는 등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둔 것은 물론 독특한 스토리와 경기스타일로 외국 언론에서도 다뤄질 만큼 큰 화제가 되고 있어 대회 이후 업체들의 '모시기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양대 가전 메이커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대유위니아, 유진로봇, 다이슨 등 청소기를 생산하는 국내외 업체들은 아직 구체적으로 이를 추진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대회가 진행되고 있는데다 최근 들어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를 기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보다는 제품 성능을 강조하는 쪽으로 가전제품 광고의 경향이 달라졌다는 게 주된 이유다.

또 삼성전자는 과거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를 모델로 기용한 적이 있고 이번 올림픽 공식 파트너사이긴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스포츠와 관련해서는 어떤 일이든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LG전자의 경우 이미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코드제로 A9' 청소기 모델로 활용하며 공식 후원하고 있고, 이번 대회의 가전 부문 공식 스폰서가 아니라는 점이 부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오히려 중견·중소 업체들이 '팀 킴 섭외'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서로 눈치를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