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탈락- 시프린 은메달

'스키 여제'로 불리는 린지 본(34)과 '스키 요정'이라는 별칭의 미케일라 시프린(23·미국)이 올림픽 무대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맞대결을 벌였다.

둘은 22일 강원도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복합에 출전, 시프린이 은메달을 따냈고 본은 2차 시기 완주에 실패하면서 실격 처리됐다.

본과 시프린은 설명이 따로 필요 없는 여자 알파인 스키의 세계 최강자들이다.

알파인 스키는 크게 속도계와 기술계로 나뉘는데 스피드 종목인 활강과 슈퍼대회전에서는 본이 강세를 보이고, 시프린은 테크닉 계열인 회전과 대회전이 주 종목인 선수다.

월드컵 통산 승수에서 본이 81승, 시프린은 41승으로 차이가 크게 나지만 시프린의 나이에 본은 10승밖에 거두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시프린의 발전 속도가 놀랍기만 하다.

11살 차이인 본과 시프린은 이번이 올림픽에서 첫 맞대결이었다. 시프린이 2014년 소치 올림픽에 처음 출전했는데 당시에는 본이 부상으로 불참했다. 또 올해 평창에서는 앞서 열린 회전과 대회전에는 시프린만 뛰었고, 활강과 슈퍼대회전은 본만 출전하며 엇갈렸다. 슈퍼대회전에 시프린이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경기 일정이 강풍 등으로 인해 변경되면서 시프린이 슈퍼대회전 출전을 철회했다.

올해 34세인 본은 이 대회를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으로 예정하고 있기 때문에 본과 시프린이 올림픽에서 맞대결을 벌일 기회는 더 이상 없는 셈이다.

이날 1차 시기에서는 본이 우위를 점했다. 주 종목인 활강으로 열린 1차 시기에서 본이 1분 39초 37을 찍어 1위를 기록, 메달 가능성을 부풀렸다.

반면 시프린은 1분 41초 35로 6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2차 시기에서 시프린의 주 종목인 회전 경기를 치르면서 순위가 뒤바뀌었다. 시프린은 40초 52로 회전 3위를 기록, 전체 순위를 2위까지 올려놓은 반면 본은 2차 시기 초반에 게이트를 놓치면서 실격 처리됐다.

본은 경기를 마친 뒤 "올림픽과 관련해서는 많은 추억이 있다"며 "팀 동료 선수들, 친구와 가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프린은 "린지는 2010년 밴쿠버 대회 이후 8년 만에 올림픽에 다시 나와 메달을 따냈다"며 "많은 젊은 선수들에게 영감을 준 훌륭한 선수"라고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