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동남아시아의 관광 대국인 태국이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외국 장관들의 잇단 발언으로 촉발된 '섹스관광'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관광청(TAT)은 전날 성명을 통해 '섹스관광'에 반대한다면서 자국을 양질의 관광지로 육성하기 위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타삭 수빠손 태국 관광청장은 "태국 관광청은 모든 형태의 섹스관광을 강력하게 반대한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태국을 질이 좋은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관련 마케팅 전략과 정책은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TAT의 이번 성명은 태국을 성매매 관광지로 묘사한 외국 장관들의 잇따른 발언에 대한 일종의 반발이다.

앞서 보르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달 브렉시트 관련 연설에서 "연간 100만 명 이상의 영국인이 태국에 간다. 그곳에서 최고 수준의 우리 영사 서비스는 눈알이 튀어나올 만큼 놀라운 일들을 다룬다"며 성매매 목적으로 태국에 가는 자국 관광객이 많다는 농담을 던졌다.

또 혼 하마트 바흐 감비아 관광문화부 장관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국 문화와 관광산업 육성에 관해 이야기하던 도중 "우리(감비아)는 섹스 관광지가 아니다. 섹스 관광지를 원한다면 태국으로 가라"고 말했다.

감비아 관광장관의 발언 내용이 유튜브 영상을 통해 알려지고 논란이 일자, 태국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항의서한을 보내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

동남아시아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태국은 공식적으로 성매매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관광지로 손꼽히는 수도 방콕과 파타야, 푸껫 등의 밤거리에서는 성매매 종사자들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은 2014년 보고서에서 태국에 대략 12만3천530명의 성매매 종사자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16년 태국 관광체육부 장관이 성매매 일소를 약속하고 이어 한때 방콕 등에서 일부 마사지 업소 단속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러나 태국의 관광산업에서 성매매를 완전히 뿌리 뽑기는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한편, 푸미폰 국왕 장례식 등으로 유흥 문화를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태국은 지난해 3천500만 명이 넘는 외국인 방문객을 유치했으며, 올해는 3천755만 명 유치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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